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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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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생각 // 정완영 /171006

서까래 2017. 10. 6. 10:55


고향생각 // 정완영

 

쓰르라미 매운 울음이 다 흘러간 극락산 위

내 고향 하늘빛은 열무김치 서러운 맛

지금도 등 뒤에 걸려 사윌 줄을 모르네.

 

동구 밖 키 큰 장승 십리 벌을 다스리고

푸수풀 깊은 골에 시절 잊은 물레방아

추풍령 드리운 낙조에 한 폭 그림이던 곳.

 

소년은 풀빛을 끌고 세월 속을 갔건마는

버들피리 언덕 위에 두고 온 마음 하나

올해도 차마 못 잊어 봄을 울고 갔더란다.

 

오솔길 갑사댕기 서러워도 달은 뜨데

꽃가마 울고 넘은 서낭당 제 철이면

생각다 생각다 못해 물이 들던 도라지꽃.

 

가난도 길이 들면 양처럼 어질더라

어머님 곱게 나순 물레줄에 피가 감겨

청산 속 감감히 묻혀 등불처럼 가신 사랑.

 

뿌리고 거두어도 가시잖은 억만 시름

고래등같은 집도 다락같은 소도 없이

아버님 탄식을 위해 먼 들녘은 비었더라.

 

빙그르 돌고 보면 인생은 회전목마

한 목청 뻐꾸기에 고개 돌린 외 사슴아

내 죽어 내 묻힐 땅이 구름 밖에 저문다.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추석명절은 잘 보내셨는지요?

대부분 고향에도 다녀오셨을 거구요.

가을비가 마치 눈처럼 소복소복 조용히 내리는 금요일,

나흘 만에 찾은 사무실이

마치 한 달은 비운 듯 낯설어 보입니다.

 

부모님이 안 계신 고향도 왠지 멀고 낯설어 보이는 건

어쩌면 인지상정 아닐까요?

나고 자란 고향땅도 인연의 끄나풀이 하나씩 사라지고 느슨해지면

조금씩 멀어지게 마련입니다.

 

그렇게 조금씩 잊혀져가겠지만

설마하니 잊기야 하겠습니까?

 

세월이 참 빠르기는 합니다.

머리털은 반백으로 변했건만

마음은 내가 어릴 적 삼십대에 불과했을 그때 당시의 부모님 보다

환갑을 눈앞에 둔 제가 훨씬 어리게 느껴지니 이를 어쩐답니까?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 탓에 괜한 얘기가 나오는 듯합니다.

무심히 바라본 가로수 잎들도 이제 서서히 단장을 시작했더군요.

길 떠날 채비를 하는 게지요.

이 비가 내리고 나면 아마도 기온도 내려가고

가을은 한층 깊어지겠지요.

 

아직은 설익은 가을이지만

남은 연휴동안 가을의 정취도 흠씬 느끼시고

그동안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버리는

즐겁고 행복한 시간되시기를 빕니다.

 

이동원, 박인수의 향수

https://youtu.be/ms-sCgSSTsQ

 

김동규, 금주희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https://youtu.be/IOuV-id1N4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