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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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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돌려주어야 할 것들.../180907

서까래 2018. 9. 7. 13:46

가을에 돌려주어야 할 것들...

 

이 가을 나는

모든 것을 돌려주어야 한다.

몇 방울 남은 눈물과

한 줌 그리움을

이 가을 나는 돌려주어야 한다.

 

코스모스한테서 배운 그리움은

파란 가을 하늘에게 돌려보내고

귀뚜라미한테 배운 노래는

어스름 달빛에게 돌려보내고

그녀에게 빌린 키스는

공원 오후의 벤치에게 돌려보내야 한다.

 

이 가을엔 배신을 배우고

그녀와의 약속시간을 어기고

이 가을 나는

성선설을 맹자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달빛도 눈물도 귀뚜라미 소리도

이제는 모두 돌려주어야 한다.

오 배신하지 못한 이 가을

제법 너는 고독을 아느냐

 

꼭 한번 뜨거운 술주정을 해야 한다

사랑이여 눈물은 우리를 죽이는 것

이제 우리들은 기다려서는 안 된다

 

- 연애하는 사람은 강하다 중에서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계절

하지만 모두가 다 허구다.

 

하늘은 높다지만

정작 높은 하늘은 구름에 가려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하늘의 높음을 알기는 안다.

구름 낀 날이 많아 아쉬울 뿐

높고 푸르른 하늘의 민낯은 구름사이로도 언뜻언뜻 보이고

때로는 온전히 그 이쁜 나짝을 내밀기도 하니까.

 

그러나 말이 살찐다는 말은 못 믿겠다.

아니, 비유가 적절치가 않은 것 같다.

말이 아무 곳에나 있는 것도 아니고

이 바쁜 세상에 말이 살찐 걸 확인하려고

말을 찾아 사방천지를 돌아다니란 말인가?

 

하지만 나는 내가 살 쩌 있음은 안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

더위를 이기려 삼계탕만 예닐곱번은 먹은 것 같다.

그리고 업무와 무더운 날씨를 핑계로 움직임이 적다보니

아마도 그 염천에도 1~2키로 정도는 늘었으리라.

 

이 선선하고 풍요로운 가을은 우리 인간들이 살찌기 좋은 계절이다.

해서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는 표현은

천고아비(天高我肥)의 계절이라는 표현으로 바뀌어야 한다.

하늘은 높고 나는(우리 인간들은) 살찌는 계절

저울에만 올라서면 바로 확인이 된다.

이제는 고사성어도 실용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그건 순전히 내 생각일 뿐이고,

가을은 살찌기 좋은 계절이기도 하지만

활동하기에도 아주 좋은 계절이다.

 

신선한 공기와 아름다운 풍광을 벗 삼아 노닐다보면

몸은 건강해지고 마음은 살찔 터,

그렇다면 가을은 천고심비(天高心肥)의 계절이었더란 말인가?

 

어찌됐건 자주 구름 끼는 하늘이 아쉬움을 남기지만

가을기운이 물씬 풍기는 요즘이다.

계절은 돌고 돈다지만

2018년 무술년의 가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아름다운 이 가을에

여름내 살찌웠던 지방덩어리를 자연의 품으로 되돌려 보내고

마음의 양식으로 채워보는 건 어떨 런지요?

 

벌써 또 한주가 가나봅니다.

가을에 밀려 쫓겨 가는 여름을 배웅하는 주말,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한주 마무리 잘 하시고,

언제나 주말은 즐겁게 지내시길...

 

징검다리의 여름

https://youtu.be/hdSEMFNMtVg

 

박강수의 가을은 참 예쁘다

https://youtu.be/MXBJxlLItI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