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글/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아침 햇살이 눈 부시다.
기분 좋은 아침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휴대폰을 찾았다.
9회 초반전 5대0으로 이기고 있었다.
참 대단하구만...
그런데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승리와는 연이 없었다.
아무려면 어떠랴?
잘 던졌으면 됐지.
류현진 선수가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쿠어스필드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12승은 다음 등판으로 미루었습니다.
어제 밤엔 많이 걸었다.
모처럼의 술자리였다.
그리고 단촐하게 끝냈다.
합이 소주 세병.
간에 기별이 갈즈음 술자리를 마쳤다.
그와도 거의 20년지기가 되어간다.
대학에서 살림을 도 맡아하던 그를 업무적으로 만나 벗이 되었다.
매사에 적극적이고 마음이 맑은 사람이다.
지금껏 살면서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부하 직원들은 정말 가족처럼 잘해주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
둘이서 갖는 술자리라야 고작 1년에 한두번이다.
예전에는 둘이 만나면 2차3차까지 가며 모르긴 몰라도 소주로 따져도 최소 각5병 이상씩은 마셨을 것이다.
오늘 일정도 있고해서 간단히 끝냈다고는 하지만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상무지구에서 자리를 마치고 그의 집 가까이까지 함께 걷다가 헤어져 광주천산책로로 들어섰다.
서측으로 한참을 걷다가 영산강을 만나 자전거도로를 따라 집을 향해 걷는다.
모처럼 밤공기를 맞으며 걷는 발걸음이 흥에 겨워 어깨춤이 절로 난다.
그런데 정말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다.
느긋하게 걷는 것도 아니고 다소 빠른 걸음으로 걷는데도 한정이 없다.
길은 외줄기이니 길을 잘 못 들었을리도 없는데,
나가 길을 제대로 가고있나 의심이 들 정도로...
9시도 채 되기 전에 귀가를 시작해서 자정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섰다.
미쳤다는 아내의 말처럼 정말 미친건지도 모른다.
이왕 미치려면 곱게 미쳐야 할텐데...
모처럼의 야간 산책을 하면서 박목월시인의 길은 외줄기라는 싯귀가 떠울랐었다.
분명 외줄기 길인데도 의심이 들었었다.
정말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그랬었다는 얘기다.
오늘도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한다.
언제부턴가 버스가 좋아졌다.
조금만 서두르면 이렇게 여유롭고 좋은 것을...
오늘도 날씨가 따뜻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나그네길 같은 인생길을 걸어가야지요.
오늘 하루도 건강하고 활기차게 보내시길^^
(음표)박인희의 '끝이 없는 길'
https://youtu.be/vSGrAQAGR8I
최희준의 '인생은 나그네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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