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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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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된 것은 고상한 것만 못하다/191003

서까래 2019. 10. 3. 13:03

속된 것은 고상한 것만 못하다

 

袞冕行中(곤면행중)

著一藜杖的山人(착일려장적산인)이면

便增一段高風(변증일단고풍)하고

漁樵路上(어초로상)

著一袞衣的朝士(착일곤의적조사)

轉添許多俗氣(전첨허다속기)하니

固知濃不勝淡(고지농불승담)하고

俗不如雅也(속불여아야).

 

높은 벼슬아치의 행렬 속에

명아주 지팡이를 짚은 한 은자가 섞여 있으면

한결 고상한 풍취를 더하고

어부와 나무꾼이 다니는 길에

벼슬아치가 한 사람 섞이면

도리어 속된 기운을 더하니

진실로 짙음은 담박한 것만 못하고

속된 것은 고상한 것만 못함을 알지니라.

 

채근담

 

정차된 차안에 앉아 하늘을 바라본다.

씻은듯이 말끔한 하늘에 흰구름만 두둥실 떠가는 풍광이 가히 목가적이다.

 

인간들이나 하늘이나 뻔뻔한 건 하나도 다름이 없다.

하늘은 내게 말한다.

내가 언제 그랬냐고?

 

이르다면 이르고 늦다면 늦은 아침에 아내와 꽃시장에 가는 길,

 

태풍이 휩쓸고 간 후의 하늘빛은 물감으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정말 뻔뻔할 정도의 말간 얼굴로...

 

하지만 어찌 그게 하늘 탓이랴?

어쩌면 하늘은 자연의 정점에 서있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자연을 구성하는 여러 인자 중에 말이다.

 

허나 자연이나 인간사나 거의 매한가지 아니겠는가?

믿을 맨이라 생각하고 내가 임명한 사람도 마이웨이를 외치는 판인데,

 

하늘인들 구름과 바람,

작열하는 햇살,

그리고 계절마다 낯빛을 바꾸는 나무들과 대지...

거기에 더해, 도무지 통제할 수 없는 인간 꼴통들까지...

 

민초들의 뜻을 다 받아들일 수도

모두 통제할 수도 없다는 게

어쩌면 현실일 것이다.

 

각설하고

가을 하늘이 너무 곱다.

이 시각 누군가는 태풍피해에 망연자실해 하늘을 바라볼여유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하늘을 바라보며 원성을 쏟아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참으로 야박한 세상이다.

하지만 이게 우리가 몸담고 사는 세상의 참 모습인 것 같다.

 

어차피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갈 길이 따로 있는 것을...

 

그러고 보니 오늘이 환웅이 하늘을 열었다는 개천절이다.

그래서 오늘의 하늘빛이 그토록 고왔던 걸까?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아는 모든 분들이 안녕하기를 하늘에 빌어본다.

 

부디 즐겁고 평안한 휴일이시길...

 

박지윤의 '하늘색 꿈'

https://youtu.be/ZvHI0caFaOc

 

김광석의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

https://youtu.be/qR5oYg8Io5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