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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햇살처럼 가족방/햇살이의 풍경첩

호우가 휩쓸고 간 후의 담양 관방제림 산책/200809

서까래 2020. 8. 10. 16:44

일요일 오후 가까운 담양 관방제림을 찾았다.

관방천은 범람하지는 않았지만

제방 상단 가까이까지 쓰러져 있는 풀들을 보면

물이 얼마나 많이 흘렀을지 짐작이 간다.

국수에 막걸리 한 병을 비우고 관방제림을 왕복하며 산책을 즐겼다.

 

천변의 나무 밑둥은 떠내려 온 풀포기들이 누더기처럼 엉겨붙어있고

작은 나무들은 무게를 못 이겨 쓰러져있다.

나무에 걸려있는 쓰레기가 이 정도인데 떠내려간 쓰레기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아마도 목포항까지 떠내려갔을 것이다.

 

관방천은 누더기처럼 변했지만 누런 흙탕물은 도도히 흘러내려가고

관방제림의 쉼터에 앉아 쉬는 사람들의 표정은 여유가 넘치고,

제방길을 걷는 산책객들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관방천의 쓰레기들이야 치우면 그만이겠지만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은 어찌해야 할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