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통장
비밀번호도 서명도 필요 없는
인생 통장에는
나만의 보석을 저축하고 싶습니다
언제든 올려다 볼 푸른 하늘과
언제든 꺼내 들을 새소리와
언제든 바라볼 작은 들꽃들과
언제든 꺼내 볼 아름다운 추억을
저축하고 싶습니다
언제든 손잡을 좋은 사람과
언제든 써먹을 삶의 지혜와
조용히 있어도 빛나는 인품을
저축하고 싶습니다
필요한 사람에게 줄 따뜻함과
메마른 감성에 물을 줄 사랑과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넉넉함을
저축하고 싶습니다
어느 날 홀연히 먼 길 떠날 때
그래도 참 잘 살았구나
미소 지을
아름다운 통장 하나 갖고 싶습니다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인생통장에
여러분은 무엇을 저축하고 싶습니까
-"내 인생의 봄날은 오늘"중에서
언제나 봄이 오면,
아니 미처 봄이 오기 전에 가고 싶은 곳이 있다.
봄이 육지보다 보름 정도는 빨리 오는 섬
진도 접도다.
본섬인 진도와 가까이 인접해 있어서
접도라 이름 붙였다지.
접도에 가면 마을 입구에 있는 수품항은
우리나라 최대의 물김산지라는데
대형트럭들이 늘어서 있고
크레인들이 물김을 싣는 장관을 연출한다.
산을 오르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게
진달래꽃과 자생춘란이다.
시원스러운 남해바다를 바라보며 걷다보면
양식장이 있는 해변에 이르고
그 곳에는 울창한 난대림 숲이 있다.
해변을 따라 걷다가 남망산으로 올라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건 아름다운 동백아가씨다.
고개를 들면 동백꽃이요.
아래를 바라보면 노루귀꽃과 산자고꽃,
그리고 바람난 여인이라는 꽃말을 가진
얼레지꽃 등의 풀꽃들이 지천으로 깔려있다.
아름다운 경관을 벗 삼아 한 바퀴 둘러보고 나오는 길목에
할머니들이 굴을 까서 파는 굴막이 있다.
할머니들의 인심이 어찌나 후하신지
굴을 많이도 주시고 거기서 마음껏 주워 먹으라 하신다.
굴도 맛있지만 진도의 돌미역은 가히 일품이다.
가끔씩 아내와 진도의 미역얘기를 한다.
이번 겨울에도 봄이 오면 접도에 한번 다녀오자고 했었는데
어찌 하다 보니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그리고 도심에도 이미 봄이 와버렸어.
그래도 접도가 그립다.
근데 사실 너무 멀어.
광주에서도 두 시간은 생각하고 가야 한다.
그래 내년에는 접도에서 가장 먼저 봄을 만나보아야겠다.
이틀 동안 심술을 부리던 꽃샘추위가 오늘은 풀린다네요.
따사로운 봄볕 받으며 행복한 단꿈을 꾸는 하루되시길...
김필의 "청춘"
산울림의 "회상"
'카톡카톡 > 2021보낸카톡'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북의 지혜/210325 (0) | 2021.03.26 |
---|---|
산다는 건/210324 (0) | 2021.03.24 |
도심 공원의 봄 풍경/210320 (0) | 2021.03.23 |
산유화/210319 (0) | 2021.03.23 |
사라져 가는 것은 아름답다/210318 (0) | 2021.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