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공원의 봄 풍경
이슬비가 내리는 토요일 오전
가게에 나가는 아내와 함께 대상공원길을 걷는다.
아직 벚꽃이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거의 피었다,
그러고 보니 이게 뭔 일이람?
벌써 라일락꽃도 피어있다.
라일락꽃만 핀 줄 아느냐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철딱서니 없는 철쭉꽃도 비에 젖어 애처로이 웃고 있다.
가게에서 커피 한잔을 음미하고
우산을 받쳐 들고 쌍암공원 산책에 나섰다.
쌍암공원의 벚꽃은 대상공원에 비해 며칠 정도는 늦은 것 같다.
명자꽃도 피어있고
바닥에는 냉이꽃 광대나물꽃도 비의 무게를 견디며
꿋꿋하게 자태를 뽑낸다.
한쪽에서는 먼저 핀 백목련이 지고 있고
때 이르게 피어난 자목련이 그러한 백목련을 비웃고 있다.
지고 있는 백목련은 그저 새로 피어나는 자목련이 부러울 뿐이다.
모과나무는 아직 새움을 틔우느라 여념이 없고
호수의 물새들은 무념무상, 그저 여유로울 뿐이다.
비가 내려서 아쉬움도 없지는 않았으나
봄비에 젖은 예쁜 꽃들과 더불어 나름 행복한 휴일의 오전이었다.
꽃들은 비에 젖고
나는 결혼식장에서부터 낮술에 젖어 지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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