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된 낡은 목비
강원도 화천의 옛 6·25 전쟁 격전지에
낡은 목비(木碑)가 서 있었습니다.
비바람에 병사의 이름도 지워져 있었고
이끼 낀 썩은 목비였습니다.
.....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 친구 두고 온 하늘 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퍼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
1960년대 중반 ROTC 육군 소위로 수색 중대
DMZ의 초소장으로 근무하던 한명희는
어느 날 우연히 잡초 우거진 곳에서
녹슨 철모와 십자 나무만 세워진 무명용사의
돌무덤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자기 또래의 젊은이가 조국을 지키다
이렇게 된 것을 안타까이 여겨 노랫말을 지었으며,
작곡가 장일남을 만나 이 노랫말에 곡을 붙여
가곡 '비목'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 모셔온 글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조국을 원수들이 짖밟아 오던 날을...
오늘은 동족상잔의 비극 한국전쟁 71주기입니다.
세계 최빈국,
희망이 없는 나라에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궈낸 우리민족의 저력도 대단하지만,
조국을 위해
그리고 세계평화와 자유를 위해 목숨바쳐 싸우신
호국영령과 참전용사들,
그리고 당시만 해도 나라이름도 몰랐을
낮 설고 물 설은 먼 이국땅에 와서
목숨 걸고 싸웠던 이국땅의 영웅들...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나라는 없을 겁니다.
특히 253번의 전투에서
253번의 승리를 거두는 불패 신화를 거둔
에티오피아의 강뉴부대는 그야말로 감동과 아픔의 역사입니다.
젊은 군인에서 백발의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협회장이 된
멜레세 테세마 대령은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저는 한국의 두 가지 모습을 모두 지켜봤습니다.
하나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것,
또 하나는 급성장을 한 대한민국.
선진국의 반열에 들게 된 대한민국의 모습에 나를 포함한
강뉴부대원들이 더 행복해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흘렸던 피가 무의미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삼가 호국영령과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에
깊은 사의를 표합니다.
호국영령들이여 편히 잠드소서.
엄정행의 "비목"
조수미의 "그리운 금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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