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랬다.
진정 오를 수 없는 나무를 오르려고
계속 시도하는 것은 무모한 일일 것이다.
분수에 맞는 나무를 오르는 일도 결코 쉽지 않다.
세상이란 게 그리 만만치가 않으니까.
이태백이 노래했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 만은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세사만사 뜻 같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며 살다보면
작은 나무에라도 오를 날이 있을 것이다.
또 나무에 오르지 못하면 또 어떤가?
그저 나무를 쳐다보는 낙으로 사는 것도
전혀 무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이 사는 방법이나 기호는 천태만상이니까.
하지만 오늘도 우리는 담쟁이 넝쿨처럼
묵묵히 벽을 기어올라야 한다.
그러다가 겨울이 되면 칙칙하게 변한 잎새를 떨구고
잠시 멈추어 서기도 할 것이다.
날씨가 많이 온화해졌지요.
오늘도 건강에 유의하시고
힘차게 화이팅하시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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