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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緣分)과 인연(因緣) /강태공이야기/240927

서까래 2024. 9. 27. 09:44

연분(緣分)과 인연(因緣)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

엎지른 물은 다시는 물동이로 돌아가지 못 한다.

다시 말해 한 번 저지른 일은

다시 돌이킬 수 없다.

 

한 번 헤어진 부부는

다시 돌이킬 수 없고,

한 번 헤어진 벗은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중국 주나라를 세운

'무왕'의 아버지, '문왕'의 시호를 가진 서백

어느 날, 황하강 지류인 위수로 사냥 나갔다가

피곤에 지쳐 강가를 거닐던 중,

낚시를 하고 있는 초라한 행색의 한 노인을 만났습니다.

 

수인사를 나누고 잠시 세상사 이야기를 하다가

서백은 깜짝 놀라고 맙니다.

초라한 늙은 시골 노인이 외모와는 달리

식견과 정연한 논리가 범상치 않았습니다.

단순히 세상을 오래 산 늙은이가 가질 수 있는 지식 정도가 아니라,

깊은 학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논리였습니다.

 

잠깐의 스침으로 끝낼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한 서백은

노인 앞에 공손하게 엎드려 물었습니다.

"어르신의 함자는 무슨 자를 쓰십니까?"

"성은 강이고, 이름은 여상이라 하오."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 보니 제가 스승으로 모셔야 할 분으로 여겨집니다.

많은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

"너무 과한 말씀이오.

이런 촌구석에 사는 농부가 뭘 알겠소."

강여상은 거듭 사양을 했으나

서백의 끈질긴 설득으로 끝내 그의 집으로 따라갔습니다.

 

그때 강여상은 끼니조차 잇기 힘든 곤궁한 상태였습니다.

그런 그에게 못 견디어 아내 마저 집을 나간지가 오래됐습니다.

강여상은 서백의 집으로 따라가 그의 아들 의 스승이 돼 글을 가르쳤습니다.

그 발이 바로 주나라를 창건한 무왕이고,

강여상은 주나라의 '재상'이 되어 탁월한 식견과 놀라운 지도력을 발휘했습니다.

 

강여상이 어느 날 가마를 타고 행차를 하는데

웬 거지 노파가 앞을 가로 막았습니다.

바로 자신을 버리고 떠났던 아내 씨였습니다.

남편 여상이 주나라 재상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천리 길을 걸어서 찾아온 것입니다.

 

마씨는 땅에 엎드려 울면서 용서를 빌었습니다.

강여상은 하인을 시켜 물을 한 동이를 떠오게 한 후

마씨 앞에 물동이를 뒤짚어 엎었습니다.

물은 다 쏟아지고 빈 동이는 흙바닥에 나뒹굴었습니다.

그런 후 마씨에게 "이 동이에 쏟아진 물을 도로 담으시오.

그렇게만 한다면 당신을 용서하고 집에 데려 가겠소."

 

마씨는 울부짖으며 말했습니다.

"아니! 한 번 엎질러진 물을 어떻게 도로 담습니까?

그것은 불가능 합니다."

강여상은 그 말을 듣고는 "맞소.

한 번 쏟은 물은 주워 담을 수 없고,

한 번 집과 남편을 두고 떠난 아내는 다시 돌아올 수 없소."

 

마씨는 호화로운 마차에 올라 멀리 떠나가는

남편 강씨를 멍하니 바라보며 눈물만 흘렸습니다.

노인 강여상이 바로 낚시로 세월을 낚았다는 강태공입니다.

 

"복수불반분"의 이야기는 긴 세월 동안 전승돼

오늘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출처] 강태공 이야기 보세요

 

세월은 잘도 갑니다.

누군가는 시절을 기다리며 세월을 낚고

또 다른 누군가는 세월을 그냥 흘러 보냅니다.

어쩌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과

하루하루 죽어가는 사람과의 차이일지도 모릅니다.

 

조석으로는 가을기운이 물씬 느껴지지만

낮 기온은 여전히 여름을 방불케 합니다.

사실 낮 공기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부드러워 졌습니다.

 

폭염에 지쳐 그리도 기다리던 가을은

그렇게도 더디 오더니

발도 없는 세월은 어찌나 빠른지

월요일이다 싶으면 금요일이 오고

한주를 보내고 나면

한주를 살아온 게 아니고

또 한주를 허송했다는 허전함만 남는 요즘인 것 같습니다.

 

쏟은 물은 다시 담을 수 없고

흘러간 세월도 되돌릴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걸까요?

하루하루 죽어가고 있는 걸까요?

 

하루하루를 보람차게 살고 싶은 것도

욕심이라면 욕심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런 욕심과 소망마저 없다면

인생이 너무 허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름다운 가을날에 맞이하는 불급입니다.

한 주의 일상 미련 없도록 마무리 잘 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주말 맞으시길 빕니다^^

 

(음표) 나훈아의 고장난 벽시계

https://youtu.be/G8k4epYD7gA

 

(음표)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

https://youtu.be/lN_GJnQP03Y?list=RDlN_GJnQP03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