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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을 위한 연가/문정희/241128

서까래 2024. 11. 28. 09:56

한계령을 위한 연가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 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 처음 짧은 축복에 몸둘 바를 모르리

 

- 문정희

 

꿈을 꾸는 건 자유고,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음직한 시다.

그러나 꿈과 현실은 엄연히 다르다.

진심으로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틀만 눈 속에 갇혀있으면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인간의 한계인지도 모른다.

 

정말 종잡을 수 없는 날씨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 때 아닌 폭설로

교통이 마비될 지경인 모양이다.

아무리 세상이 미친 듯이 돌아간다고,

하늘마저도 세상사를 닮아가는 것인지...

 

이곳 광주의 새벽날씨는 초봄처럼 포근하고

하늘은 맑았다.

밤새 비도 내리지 않았는지 산책로도 보슬보슬 말라 있었다.

하지만 또 어떻게 변할지 알 수가 없다.

어제 낮에 아내에게 전화를 했더니

첨단지구에는 아침부터 싸라기눈이 내렸다며 사진을 보내주었다.

불과 10키로 거리에 있는 사무실에서는 눈발도 보지 못했는데.

 

점심 후 산책을 나가려는데

일진광풍과 함께 진눈깨비가 내리더니

싸라기눈이 바람에 흩날렸다.

그것도 잠시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이 맑게 개고

밝은 햇살이 쏟아져 내렸다.

서쪽하늘엔 구름이 있었지만 나머지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잠시 걷다가 바라본 하늘은 마치 요술이라도 부린 듯이

5분도 안 되는 사이에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그리고 비슷한 현상들이 이어졌다.

하늘이 부리는 조화이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아무리 죽 끓듯이 변하는 게 날씨라지만

요즘은 변덕이 너무 과하지 싶다.

 

허나 하늘을 쳐다보며 원망의 눈빛을 보낸들 무슨 소용인가.

맞춰가며 살아야 하는 게 우리네 인생사다.

오늘도 바람이 불면 바람 부는 대로

눈비가 오면 눈비가 오는 대로

또 하루를 살아야 한다.

 

궂은 날씨지만 무탈하고 편안한 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무사히,

그리고 행복하시길...

 

(음표) 백미현의 눈이 내리면

https://youtu.be/jzlg8WYFtr4

 

(음표) 김세화 이영식의 겨울이야기

https://youtu.be/z_Pmq_Xs74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