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보는 내내 숨을 죽였습니다. 그리고 완벽하게 점프를 성공할 때마다 우리는 환호하고 박수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연기를 마치자 그녀는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고,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아빠같은 웃음으로 그녀에게 포옹하며 격려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눈물의 결실을 맺으며 프리 스케이팅 150.06점의 전무후무한 점수로 압도적인 성적을 내면서 합계 228.56점으로 올림픽 사상 한국인 첫 피겨 스케이팅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너무나도 자랑스러웠고, 또 아름다웠고, 한편으로는 미안했습니다.
'피겨 여왕'의 진정한 등극식을 체험했던 시합이었습니다. 김연아(고려대)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점프, 회전 등 모든 기술에서 완벽했고, 심판조차 편파 판정을 전혀 할 수 없었을 만큼 매료된 연기로 남자 선수들이 내는 점수를 기록하며 여자 피겨 최고 선수임을 확인시켰습니다.
김연아의 우승 연기는 역대 최고였습니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김연아는 자신이 보여야 할 연기를 모두 보여줬고, 표현력, 기술 뭐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 없이 그저 '퍼펙트'하게 경기를 펼치면서 마침내 시상대 가장 자리에 우뚝 섰습니다. 뛸 때마다 그녀는 가산점을 챙겼고,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여유있는 표정까지 보여주며 자신이 왜 '피겨 여왕'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피겨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들조차 흠잡을 데 없는 그녀의 연기에 매료됐고, 기립 박수를 보냈습니다. 김연아가 높은 점수를 받자 라이벌 아사다 마오는 잦은 실수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고(비록 점수가 좀 높게 나온 부분은 있었지만), 다른 선수들 역시 외신 기자들의 전망대로 '김연아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간의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동안 김연아는 갖은 시련과 고난, 그리고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 피겨 스케이팅에만 몰두해 왔습니다. 20살의 어린 선수가 하고 싶은 것도 많았을텐데 모든 것을 참아가면서 오직 단 하나의 꿈을 위해 뛰고 또 뛰어 왔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기대하는 심리적인 부담감은 어쩔 수 없이 감당해내야 하는 것이었고, 그녀는 참아내면서 훈련에 임해 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수많은 짐들을 걷어내고 그랑프리 파이널, 세계선수권에 이어 올림픽까지 타이틀을 따내면서 진정한 '피겨 여왕'의 자리에 오르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녀가 연기를 마친뒤 흘린 눈물은 그런 의미에서 많은 것을 의미합니다. 자신을 이겨냈다는 것, 그리고 뭔가를 해내야 하는 부담감을 털어냈다는 것, 또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면서 스스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아마 김연아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김연아의 눈물을 보고 따라 눈물을 흘렸을텐데(저도 찔끔 났습니다 ㅋ) 그만큼 그녀가 그동안 걸어왔던 자신의 피겨 인생사를 돌아보고 내다보며, 이를 빙판 위에서 표현해 냈고 마침내 '승리의,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정말 아름답고 멋진 눈물이었습니다.
변변한 연습장 없는 척박한 환경을 딛고 홀로 외로운 싸움을 벌이면서 마침내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른 김연아의 자랑스러운 신화는 우리들 가슴 속에 영원히 남아 있고 또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김연아의 눈물. 우리는 영원히 이 장면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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