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는 6시에 눈을 떴다.
평상시 기상시간이 8시인걸 감안하면 파격적인 기상이다.
그러고 보니 어제 잠을 일찍 잔것 같다.
평상시 잠자는 시간이 보통 두,세시인데 일찍자니 그만큼 일찍 일어나게 되나 보다.
그래서 일찍 산행이나 하자고 했더니, 병풍산이나 무등산 아무데나 가자고 한다.
나는 당초 출근을 염두에 두고 한, 두시간정도 소요되는 간단한 산책정도를 생각했기에
무등산은 다음에 가고 병풍산쪽으로 가자고 했다.
대충 느리적거리고 준비하고, 자는 아들놈 혼자 두고 둘이 출발하니 7시반이다.
병풍산은 담양 대전면 한재골에서 올라가는데 내가 사는 광주 첨단에서 거리가 약15km이고,
승용차로 약15분정도 소요되어 집사람과 같이 한달에 두번 정도는 찾는 곳이다.
주말에 심심하면 드라이브코스로도 좋고 산책로로도 좋고, 등산로로도 좋다.
여름에는 한재골유원지에 많은 사람이 몰려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다.
여기에서 15km남짓 북측으로 올라가면 고찰 백양사가 나온다.
한재골에서 출발하는 코스는 출발지가 두군데인데,
오늘은 시간이 빨라서 인지 차가 서너대씩 밖에 보이지 않는다.
2주전하고 3주전에도 여기에 왔으나 거의 산책수준으로 아래쪽으로만 돌아 다녔는데 오늘은 정상쪽으로 가기로 했다.
산에 오르니 이른아침이라 그런지 공기가 더욱 신선하고 호젓해 기분이 아주 상쾌하다.
병풍산은 진달레와 철쭉이 많은데, 대부분의 나무들이 키가 2m가 넘는다.
진달레도 예쁘지만 철쭉은 장관이다.
그래서 철쭉을 기대하고 갔는데, 산입구쪽엔 진달레가 한창인데 위로 올라가니
진달레도 아직 덜피었고 철쭉은 아직 꽃망울도 안 맺혔다.
올봄 날씨가 정상은 아니었나보다.
호젓한 산길을 둘이 걸으니 온세상이 우리것 같다.
날씨도 화창하면서도 약간 차가운 듯하여 등산하기에 아주 기가 막힌 날씨다.
정말이지 무한한 행복감이 밀려온다.
이 좋은 걸 일에 쫒겨 1년여를 못하고 살았다니....
집사람과 나는 취향이 비슷한 편이다. 술 좋아하는 것만 빼고...
그래서 항상 같이하는 걸 좋아한다.
좋아하는 술도 친구들끼리만 마셔도 좋지만, 집사람도 같이 어울리면 더 좋다.
물론 술자리에선 불편한 점도 있지만...
오늘은 집사람도 컨디션이 좋은지 산행이 하나도 힘들지가 않단다.
집사람은 기본적으로 체력이 약해 지금까지 체중 50kg을 넘은 적이 없다.
임신했을때나 겨우 50kg가 될동말동했고, 평상시 45kg근방에서 놀고,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안아프고 잘먹으면서 살이 안찌니 남들은 부러워하지만 본인은 50kg정도는 살찌고 싶어도 그게 안되고,
체력이 약해 산에 오를 때도 속도가 나의 절반정도의 수준이다.
그래서 산행 할때도 나란히 걷는 법도 없고, 말도 별로 하지 않는다.
내가 먼저 올라가서 기다리던가 운동삼아 다시내려왔다 올라가기를 반복해서 산에 오른다.
서로 말이 없어도 둘이 함께한다는 것 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을 느낀고 산다.
하도 오랫만의 산행이라 투구봉까지만 오를 계획이었는데, 오르고보니 서운해 병풍산 정상까지 가자고 했더니 그러잔다.
산에오면 항상 나는 조금만 더고 집사람은 여기서 그만이다.
그래서 정상에 올랐가서 사진 한판씩 찍고,
올라갈 때와 반대방향인 동쪽사면으로 내려오는 길목에 있는 용구샘에 들려,
시원한 물로 세수하고, 준비해간 음식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만남재를 거쳐 산책로를 따라 내려 오는데, 사방에 산 벗꽃이 한창이고 길섶에 풀꽃들이 활짝 웃고 있다.
흥겨운 산행을 마치고 오는 길에 한재골 들녁에서 쑥을 뜯어다 쑥국을 끓여 먹자고해 차를 세우고 보니,
풀꽃들이 만발해 있고, 귀한 엉겅퀴가 밭에 지천이다.
엉겅키나 민들레, 질경이, 뱀딸기 등의 풀을 설탕에 재어서 야채효소를 만들어 먹으면 아주 좋다.
그래서 엉겅퀴며 몇가지 풀들을 채취해서 콧노래 부르며 둘이서 봄을 만끽하며 집으로 왔다.
집에 도착하니 12시 반쯤 됐는데 쑥부침개에 글라스로 소주 한컵 마시고,
쑥국에 밥 몇숟갈 넣어 말아 먹으니 뱃속까지 봄빛으로 물들어 버렸다!
정말이지 오늘은 행복한 봄날이었다.
˚병풍산 안내
병풍산은 마치 병풍을 두른 듯한 산세에다 북풍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관계로 남쪽에 위치한 담양이나 광주가 겨울철에 기온이 포근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으며, 조망권이 좋아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등산로안내
북하면 월성리에서 담양 대전면으로 넘어가는 고개인 대치(한재)까지 승용차로 올라 이곳에다 주차한 다음, 대치고개에서 동쪽 능선을 타고 신선대에 올라 동쪽으로 정상까지 왕복 30분 걸리는 코스가 좋다. 담양 수북면 성암야영장 입구에서 계곡을 거쳐 만남재에 올라 정상이나 신선대를 다녀오는 코스도 있다 병풍산과 송대봉 사이에 이뤄진 골짜기 내 편백조림 10ha 규모에 전망대, 무한궤도 외 13종의 체력단련시설, 데크, 야외탁자 등 편익시설, 자연학습장, 음수대 화장실 시설을 갖춘 삼림욕장인 홍길동 우드랜드를 조성하였다. 숙박, 취사행위는 할수 없으며, 입장료는 무료이다.
˚주변관광지
장성읍에서 승용차, 군내버스 등을 이용하면 약 30분이내에 접근이 가능하며, 장성댐, 백양사, 남창계곡, 영화촌 등 수려한 자연관광지로 연결된다.
현위치에서 출발.
출발점이다.
집사람은 항상 이렇게 뒤쳐져서 온다.
등산로 변의 진달레
소나무의 수형이 특이하다.싸묵싸묵 오시게!
이산엔 주종이 참나무와 소나무이다.
정상부엔 진달레가 아직도 덜피었다
여기가 일차 목적지인 투구봉이다.
투구봉에서 내려다 보니 온산이 산벗꽃 천지다
투구봉에서 바라본 병풍산정상
일단 투구봉에서 커피 한잔씩을 마시고...
정상부 사면에 있는 나무들이 모두 진달레와 철쭉인데 아직 태동할 기미가 없다.
한달후 쯤이나 철쭉을 볼려나....
이런 곳은 위험하니 조심조심...
투구봉과 정상 사이의 능선 에 위치한 삼거리, 정상까지는 500m
한재쪽에서 올라 왔고, 내려갈 땐 만남재쪽으로 하산할 계획.
바위 사이에는 수형이 좋은 소나무들이 많다.
한참을 기달려야 올라온다.
에휴! 나나되니까 데리고 살지...
드디어 정상이다. 기념으로 한장은 기본...
나도 한방, 그런데 잘좀 찍지, 이게 뭐냐???
하늘같은 서방님을 한쪽코너로 몰아 넣고, 발까지 절단시키다니...
이쪽으로 계속가면 천자봉인데 거긴 다음을 기약하고...
이쪽으로 하산합시다.
동쪽 등산로는 매우가파르다.
약 200m쯤 내려오면 옹구샘 푯말이 있는데 여기서 약200m쯤 옆으로 가면 샘이 있다.
여기가 용구샘인데 더울 때에는 여기서 세수도 하고 사람없을 땐 둘이 등목도 한다.
사람들 없을때만....
바케스로 물을 떠서 세수를 하는데 물속에 올챙이가 헤엄치며 논다.
여기에서 간단히 요기를 한다.
이 코스는 경사가 심해 내려가는 것도 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지만, 여기를 오르기에는 집사람이 너무
힘들어 항상 내려오는 코스로 이용한다.
급경사지를 내려오면 호젓한 길이 나온다.
여기가 만남재다. 산책삼아 올때는 여기까지만 올라왔다 가는 경우도 많다.
주위엔 산벗꽃이 한창이고...
만남재서부터 출발지까지는 임도인데 산책코스로는 딱이다.
출발지 근처에 다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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