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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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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 천상병 시인 詩 4편

서까래 2010. 1. 10. 00:09

 

 

 

 


 

 
 
歸天 /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
 
 
새 / 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 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週日),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약속 / 천상병
 

한 그루의 나무도 없이
서러운 길 위에서
무엇으로 내가 서 있는가

새로운 길도 아닌
먼 길
이 길은 가도가도 황톳길인데

노을과 같이
내일과 같이
필연코 내가 무엇을 기다리고 있다.
 
 
 
 
갈대 / 천상병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나란히 소리 없이 서 있었다.

불어오는 바람속에서
안타까움을 달래며
서로 애터지게 바라보았다.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눈물에 젖어 있었다.
 
바람에게도 길이 있다 / 천상병

강하게 때론 약하게
함부로 부는 바람인 줄 알아도
아니다! 그런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길을
바람은 용케 찾아간다
바람 길은 사통팔달(四通八達)이다

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가는데
바람은 바람 길을 간다
길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추억: 백남옥

 

 

출처 : 詩人/ 孤郞 朴相賢 불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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