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눈을 뜨니 아홉시가 되어간다.
그제서야 내가 있는 곳을 안다.
아! 내가 여기서 잠들었구나.
여긴 이승이로다.
아들 딸과 밥상을 마주하고 앉았는데 각본에 없던 눈물이 흘러 나온다.
못난녀석.
어떻게 이렇게 이쁜 아들 딸을 남겨두고 눈을 감을 수 있었을까?
친구가 간건 별로 서럽지 않은데
애들의 장한 모습이 나를 더욱 슬프게 한다.
애들에게 씩씩하게 장하게 살라고 말하면서도
주책없이 흐르는 눈물을 감당하지 못하고 화장지의 힘을 빌린다.
너무나 대견한 녀석들,
애들을 바라보며 내가 여기에 있어야하는 이유를 안다.
애들아 아빠처럼 살지말고 밝고 맑게 살아라!
네 아빠는 어둠과 친구였느니,
친구여!
편히 가시게!
벗이 네 갈길을 배웅하리니.........
결국 한줌의 재가 되어 돌아갈 인생.
그렇게 안달복달하고 살 이유가 무엇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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