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색의 까마귀
까마귀 검다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
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 소냐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뿐인가 하노라
이 직(고려 말 문신)
靑葡萄 (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七月)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
문득 이직의 시조와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가 뇌리에 떠올랐다.
물론 시조의 원뜻은 별개로 하고
하는 짓이 속이 훤히 들여다보인 탓일 것이다.
어제 횟가루를 하얗게 뒤집어쓴 새카만 새 한마리가 등장했다.
실제로 속까지 새카만지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왠지 그 속이 들여다보이는 것 같다.
안 그래도 까마귀들이 들끓는 난장판에
백로를 가장한 탐욕스런 까마귀가 나타나서
나라를 살리고
시름에 젖어있는 국민들을 위로해 주겠다고 하는데
전혀 믿음이 안 가는 건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나 같이 식견이 부족한 무지랭이가 생각할 때는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나라와 국민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안 그래도 “그네와 양아치들”의 지겨운 비리송 메들리공연에
지치고 상실감에 젖어있는데,
양다리 걸치기 작전을 구사하는 기회주의 대가의 출현으로
스트레스 받을 일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
국민들이 바라는 귀인은
횟가루를 뒤집어쓰고 허세를 부리며
백마를 타고 오는 사이비 귀인이 아니라,
아마도 나라와 민초들의 안위를 염려하느라
지치고 피곤한 기색으로
약간 색깔이 바랜 듯한 청포를 입고 나타나는
진정성있고 능력이 뒷받침되는 그런 귀인이 아닐까?
희망사항이긴 하지만,
우리는 언제쯤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준비해야 할런지...
ㅜㅜㅜ
또 정유년의 두 번째 주가 가나봅니다.
눈이 없는 겨울,
하늘도 메마른 걸까요?
아니면 영혼 없는 눈물은 흘리지 않겠다는 뜻일까요?
주말에는 다시 추워진답니다.
건강도 챙기시고 즐겁고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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