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을 오르며
헉헉헉~~
헥헥헥~~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을 벗 삼아 월출을 오른다.
음악소리는 흥겹고
지저귀는 새소리는 정겹다.
내쉬는 숨소리는 힘겹고
발걸음은 더디다.
어둠을 뚫고 새벽을 달려 월출산 월남야영장을 찾았다.
여섯시도 안된 시각,
산을 오르기엔 너무 어둡다.
차에서 한숨 더 붙이고 일어나니 월출이 한눈에 들어온다.
구정봉 방향으로 계곡을 따라 오르다,
마시는 계곡물이 폐부를 관통하며 짜릿함을 안긴다.
시원하고도 달콤한 맛.
무등, 병풍과 더불어 나와 가장 친근한 벗,
월출아 반갑다^^
어제 밤 무안 톱머리에서 초딩 동창회가 있었다.
반가운 벗들과 어울리다보니
불경기에 아껴 마셔야할 술을 너무 과음했다.
전날은 뱅신같은 그네 땜시 술을 마시고
반가운 벗들을 만났으니 어찌 술잔을 아낄소냐.
허나 영암에 볼일이 있어 어차피 일어나면 영암으로 떠날 계획이었다.
그런데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그리운 월출이도 만나보고 싶었다.
가슴이 뛴다.
일년여만에 만나는 월출이다.
하지만 오래 함께 할 수 없음이 아쉬울 뿐...
천황봉아!
기다려라!
내 너를 만나러 땀을 아끼지 않으리니...
월출의 서기를 그대에게 전하며...
...........................
이렇게 호기롭게 카톡을 날리며 오른 월출산,
자주 만나면 사람도 허물이 없듯이 산도 마찬가지다.
친하다고 너무 쉽게 생각했었을까?
오를 때야 쉬엄쉬엄 오르며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니 즐겁고
내려가는 발걸음도 가벼웠느니
허나 시간이 지날수록 느껴지는 허기여~~
저녁내 왕창 마신 술에
차안에서 대충 눈을 붙이고
아무런 준비도 없이
현장에서 일하면서 마시려고 가지고온 물 한병이 전부라,
톱머리에서 월출을 향해 가면서 내심 먹을거리를 찾으려했건만
그 시각에 그 길에서 얻을 수 있는 건 없었다.
그래서 물로 허기를 채우며 길을 재촉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몸은 무기력해져갔다.
그래서 막바지엔 온 몸에 힘이 풀렸다.
그래도 잠시 계곡에서 휴식을 취하고 정신을 차리고 내려와
허기진 배를 채우고
현장에 가서 몇 시간 동안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고,
또
빙장 상을 당한 친구를 문상하러 여수를 들렀다가
지친 발걸음을 집으로 돌렸다.
그랬었다@@
그땐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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