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 타고르
연꽃 피던 날,
마음은 헤매고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내 바구니는 비어 있는데
그 꽃을 찾아보지도 않았습니다
때때로 슬픔이 나를 찾아왔고
나는 꿈에서 깨어나
남녘 바람에서 불어오는 한 줄기
감미로운 향기를 맡았습니다
그 아련한 감미로움은
내 가슴을 그리움에 고통스럽게 했고
그것은 내게 성숙을 향해 나아가는
여름의 뜨거운 숨결로 느껴졌습니다
그것이 그렇게 가까이 있었음을
그것이 내 것이었음을
이 완벽한 감미로움이
내 자신의
가슴 속에서 꽃피었던 것임을
그 때는 정녕 알지 못했습니다
-타고르 연작시 기탄잘리 중 20번-
정말 그때는 몰랐다.
그 커다란 배가 그렇게 침몰하리라고는...
당연히 그들도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일 것이다.
세월이 가면 대부분의 진실이 밝혀진다.
그러나 더러는 잊혀지기도 하고 묻혀버리기도 한다.
세월호가 인양되고 있다.
세월호와 함께 침몰했던 진실과
수습되지 못한 시신들이 모두 함께 인양될 수 있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숱한 의혹들이 모두 파헤쳐지고 해소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지금 세월호가 인양되고 있는 진도 뱅골해협엔 가는 비가 내리고 있다죠.
이 곳 광주의 날씨도 비롯 희뿌였긴 하지만 비교적 화창한데,
미처 피어보지도 못하고 스러진 꽃다운 원혼들이 흘리는
피눈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세월이 가도 결코 잊혀질 수는 없겠지만,
하루속히 진실이 규명되어
원혼들의 넋이 달래지고
유가족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꽃다운 원혼들이여 고이 잠드시고,
그 유가족들에게는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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