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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속을 걷다 /170325

서까래 2017. 3. 25. 14:44

봄비 속을 걷다

/ 류 시 화

봄비 속을 걷다

아직 살아 있음을 확인한다

봄비는 가늘게 내리지만

한없이 깊이 적신다

죽은 라일락 뿌리를 일깨우고

죽은 자는 더 이상 비에 젖지 않는다

허무한 존재로 인생을 마치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봄비 속을 걷다

승려처럼 고개를 숙인 저 산과

언덕들

집으로 들어가는 달팽이의 뿔들

구름이 쉴새없이 움직인다는 것을

비로소 알고

여러 해만에 평온을 되찾다

.......

이른 아침

봄비가 내리는 줄도 모르고

산책을 나서려했지요.

무언가를 하려고

베란다에 나갔다가

비로소 비가 내리는 걸 알았지요.

그런데 비가 내린다고 산책을 못 하나요?

빗속을 걷는 것도 기분좋은 일이지요.

하지만 청승맞게 아침부터 비를 맞고 다닐 수는 없고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씨가 새겨진

노란우산을 받쳐들고 길을 나섰지요.

만개한 산수유는 비에 젖어 눈물에 젖어있고

미처 피어나지 못한 개나리꽃도 비에 젖어 고개를 떨구고 있더군요.

늦게 핀 매화는 우중에도 그 향기를 발산하고

일주일새에 목련꽃들이 모두 활짝 피어나고 있었죠.

벚꽃은 며칠 내에 꽃잎을 열어젖히려는 듯 봉우리를 공구고 있고

줄지어 늘어선 모과나무는 이미 푸른 옷으로 단장을 하고 있었죠.

개중에 멀대같이 미동도 않고 서있는

거대한 메타세콰이아 나무는 한겨울 모습 그대로인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 또한 조그만 움들을 키우고 있었다.

가지많은 단풍나무며 배롱나무 가지가지마다엔

셀 수도 없이 많은 보석들이 매달려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봄빛이 더 짙어져 푸르름을 더하리라.

오후쯤 비가 내릴 줄 알았는데

새벽부터 봄비가 소리도 없이 비가 내렸나보다.

쉬엄쉬엄 쉬임없이 내리는 봄비에 젖은 대지가

기지개를 켜다가 들켜서 계면쩍어 웃는 휴일이다.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와 함께 행복한 휴일되시길...

햇빛촌의 “창밖에는 비”

https://youtu.be/iLi5vQpOtVo

SG워너비 노래모음

https://youtu.be/53MqC2OhMJ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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