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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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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춘곡賞春曲/ 정극인(불우헌)/170414

서까래 2017. 4. 14. 13:38

상춘곡賞春曲/ 정극인(불우헌)

 

홍진(紅塵)에 묻힌 분들 이내 생애(生涯)어떠한고? (속세에 묻힌 분들 내 사는 모습 어떤가.)

옛사람 풍류(風流)를 미칠까 못 미칠까? (옛 사람의 풍류에 미칠까 못 미칠까)

천지간(天地間)남자(男子) 몸이 나만한 이 많건마는 (세상에 나 같은 이 많건마는)

산림(山林)에 묻혀 있어 지락(至樂)을 마다겠나? (자연 속에 묻혀 풍류를 마다하겠는가.)

수간모옥(數間茅屋)을 벽계수(碧溪水)앞에 두고 (초가집을 시냇가에 짓고)

송죽(松竹) 울울리(鬱鬱裏)에 풍월주인(風月主人)되었구나. (울창한 자연 속에 주인 되었구나.)

 

엊그제 겨울 지나 새봄이 돌아오니, (엊그제 겨울지나 새봄이 오니)

도화(桃花) 행화(杏花)는 석양리(夕陽裏)에 피어 있고 (복숭아꽃과 살구꽃 석양 속에 피고)

녹양방초(綠楊芳草)는 세우(細雨)중에 푸르도다. (푸른 버들과 향기로운 풀은 가랑비 속에 푸르구나)

칼로 말라냈나? 붓으로 그려 냈나? (칼로 오려냈나 붓으로 그려냈나.)

조화신공(造化神功)이 물물(物物)마다 화려하다. (조물주의 신비로운 솜씨 사물마다 화려하다.)

 

수풀에 우는 새는 춘기(春氣)를 못 이기어 (수풀에 우는 새는 봄기운을 못 이겨)

소리마다 교태(嬌態)로다. (소리마다 아양을 떤다.)

물아일체(物我一體)이니 흥()인들 다를쏘냐? (물아일체니 흥인들 다르겠는가.)

시비(柴扉)에 걸어 보고 정자(亭子)에 앉아 보니, (사립문에 걸어놓고 정자에 앉아보니)

소요음영(逍遙吟詠)하여 산일(山日)이 적적(寂寂)한데 (시를 읊으며 걷는 산속이 조용한데)

한중진미(閒中眞味)를 알 이 없이 혼자로다. (한가한 가운데서 참된 맛 혼자로다.)

 

여보! 이웃들아! 산수(山水) 구경 가자스라. (이웃들아 산수 구경 가자.)

답청(踏靑)일랑 오늘 하고 욕기(浴沂)란 내일 하세. (청명절에 풀 밟고 거닐며 냇물에 목욕하세.)

아침에 나물 뜯고 저녁에 낚시하세. (아침에 나물 먹고 저녁에 낚시하세.)

이제 막 익은 술을 갈건(葛巾)으로 걸러 놓고 (익은 술 갈건으로 걸러 놓고 )

꽃나무 가지 꺾어 셈하며 먹으리라. (나뭇가지 꺾어 숫자 헤며)

화풍(和風)이 문득 불어 녹수(綠水)를 건너오니 (봄바람, 문득 푸른 물 건너오니)

청향(淸香)은 잔에 배고 낙홍(落紅)은 옷에 진다. (맑은 향기 잔에 배고 꽃잎은 옷에 진다.)

 

준중(樽中)이 비었거든 나에게 아뢰어라. (술동이 비었거든 나에게 알려라.)

소동(小童) 아이더러 주가(酒家)에 술을 물어 (심부름 하는 아이더러 술집을 물어)

어른은 지팡이 짚고 아이는 술통 메고 (어른은 지팡이 짚고 아이는 술통 메고)

 

미음완보(微吟緩步)하여 시냇가에 혼자 앉아 (천천히 거닐며 시를 읊다 시냇가에 앉아)

명사(明沙)맑은 물에 잔 씻어 부어 들고 (깨끗한 물에 잔을 씻어 부어 들고)

淸流를 굽어보니 떠 오는 건 桃花로다. (냇물 굽어보니 떠오르는 도연명의 도화원기로다.)

무릉(武陵)이 가깝구나. 저 산이 그곳인고? (무릉도원이 가깝구나.)

송간(松間) 세로(細路)에 두견화(杜鵑花)를 부여 들고 (소나무 사이 좁은 길 진달래꽃 붙잡고)

봉두(峯頭)에 급히 올라 구름 속에 앉아 보니 (산봉우리에 급히 올라 구름 속에 앉아)

천촌만락(千村萬落)이 곳곳이 벌여있네. (수많은 마을이 펼쳐져)

연하일휘(煙霞日輝)는 금수(錦繡)를 펴 놓은 듯 (안개와 놀과 빛나는 햇살 수놓은 듯)

엊그제 검던 들이 봄빛도 유여(有餘)할샤. (겨울 들판 넘치는구나.)

 

공명(功名)도 날 꺼리고 부귀(富貴)도 날 꺼리니 (공명과 부귀도 날 멀리하고)

청풍명월(淸風明月) 외에 어떤 벗이 있사올고?(맑은 바람과 밝은 달 외에 어떤 벗이 있겠는가.)

단표누항(簞瓢陋巷)에 헛된 생각 아니 하네. (한 그릇의 밥에 번잡한 생각 아니 하네.)

아무튼 백년행락(百年行樂)이 이만한들 어찌하리. (한평생 살아가는 즐거움 이만하면 어떤가.)

 

................

이 무렵이면 머리를 스쳐가는 시조이다.

초야에 묻혀 아름다운 봄 풍경을 음미하며

자연을 벗 삼아 유유자적하며 살아가는 삶,

선인들의 풍류가 그립다.

 

비가 오려는지 바람도 불고 잔뜩 찌푸린 날씹니다.

며칠 동안 화창했으니 흐린 날도 있겠지요.

거리며 산야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꽃들이 하나 둘씩 지고

나뭇가지마다 푸르른 기운이 솟아오릅니다.

 

그렇게 봄은 무르익어가고

또 그렇게 불금이 되었네요.

 

오늘 내일은 비가 내린다죠.

비가 오건 바람이 불건 즐겁고 행복한 주말되세요^^

 

정훈희의 빗속의 연인들

https://youtu.be/pnCaOi1EIYk

 

창민과 이현의 밥만 잘 먹더라

https://youtu.be/S3VFu8jFWQ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