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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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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아직도 가을~~~/171128

서까래 2017. 11. 28. 14:36

내 마음은 아직도 가을~~~

 

* 오메 단풍 들것네 / 김영랑

 

"오메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라와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 보며

"오메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 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잦이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메 단풍 들것네

 

* 가을의 침묵 /한용운님의 新作

 

가을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가을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가을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가을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가을은 갔지마는

나는 가을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오메!

진짜로 단풍이 들랑 갑서야~~

 

그래 아직은 가을이다.

지난 일요일,

사랑하는 아내와 둘이서 남도기행을 떠났다.

짧고 굵게 단 하루^^

 

모란꽃이 그리워서 찾은 영랑생가에 모란꽃은 없었다.

동백잎은 여전히 푸르르건만

고목이 된 은행나무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고운 옷을 훌훌 벗어버리고

나신을 그대로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모란꽃이 없어서인지

그날따라 영랑생가가 유난히도 좁아보였다.

나의 착각이었겠지만...

 

옆에 있는 시문학파기념관을 둘러보고

다산초당으로 향했다.

다산기념관을 둘러보고

다산초당을 오르는 길,

 

곱게 물든 단풍이며 반쯤 옷을 벗은 은행나무와

길위를 덮고 있는 고운 단풍잎들...

호젓하고 아늑한 다산초당을 둘러보고

백련사를 향해 걷다가

굼뱅이선녀님의 명에 의해

발길을 돌려 차로 백련사를 향했다.

철없는 넝쿨장미와 명자나무는 왜 하필

이 시기에 붉은 꽃을 피워 단풍으로 오인케 하는 건지?

 

머잖아 백련사의 동백나무들도 모두 꽃을 피워 장관을 연출하겠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직은 가을이니까...

 

발길을 돌려 가우도로 향했다.

바람도 제법 불었지만

아스라이 높은 출렁다리를 지나며 바라보는

푸른 바다는 너무나도 시원스러웠지...

 

그리고 거니는 가우도 해변엔

만추의 정취가 배어있었어.

시각을 보니 네시반, 서쪽하늘은 벌써 붉게 물들고 있었어.

 

붉게 물들어가는 바다를 바라보며 마량항으로 향했어.

미세먼지가 끼어서 조금은 아쉬웠지만

마량항의 낙조도 너무 아름답더군.

 

어둠이 몰려오고 있었지만 아쉬움에

고금대교를 건너고 고금도를 가로질러서

약산대교를 건너니 삼지구엽초와 흑염소의 고장

약산도가 나오더군.

 

고금도와 약산도에도 둘러볼 곳이 있었지만

어둠은 그걸 허락하지 않았어.

그래서 기꺼이 발길을 돌렸지.

그랬었어...

 

오늘 점심을 마치고

잠시 가톨릭평생교육원교정을 산책했었어.

가을비가 적시고간 교정의 풍경이 너무나도 곱더군.

물론 교정의 터줏대감격인 플라타나스와 튜립나무는

이미 양반이기를 포기하고 홀가분하게 벗고 있더군.

 

허나 아직도 붉은 단풍나무잎은 고운자태를 뽐내고,

거대한 메타세콰이아나무도 붉은빛으로 변했더구만.

 

아마 찬바람이라도 휑~~하니 불었다면 몰라도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교정을 걷자니

가을의 운치가 물씬 느껴지더군.

혼자 느끼기에 아까울 정도로 너무 좋았어^^

 

그래서 나는 아직 가을이 가지 않고 있었음을 알았어.

나 때문이라면 굳이 안 기다려줬어도 되는데~~

그래도 기다려줘서 고맙고 반갑데이~~

 

이제 니가 간다고 그래도 나는 니를 안 보내줄란다.

가을아!

 

나는 너를 안 보내지만,

그래도 때가 되면 니가 알아서 가그라.

그래야 또 겨울이 오고,

봄도 오고.....

너도 또 올 수 있지 않겠냐?

 

어디 계절에 뚜렷한 경계가 있었던가?

내가 가을이라 느끼면 가을인게지^^

 

오늘도 가을향기 물씬 풍기는 하루이시길....

 

신계행의 가을사랑

https://youtu.be/E7vgjQEQUZw

 

이문세의 가을이 오면

https://youtu.be/E7vgjQEQUZ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