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

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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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도종환/ 171129

서까래 2017. 11. 29. 11:28


 

아무리 몸부림쳐도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자정을 넘긴 길바닥에 앉아

소주를 마시며 너는 울었지

밑바닥까지 내려가면 다시

올라오는 길밖에 없을 거라는 그따위 상투적인 희망은

가짜라고 절망의 바닥 밑엔 더 깊은 바닥으로 가는 통로밖에

없다고 너는 고개를 가로 저었지

무거워 더 이상 무거워 지탱할 수 없는 한 시대의

깃발과 그 깃발 아래 던졌던 청춘 때문에

너는 독하디 독한 말들로 내 등을 찌르고 있었지

내놓으라고 길을 내놓으라고

앞으로 나아갈 출구가 보이지 않는데

지금 나는 쫓기고 있다고 악을 썼지

살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희망이 있는 것이라는

나의 간절한 언표들을 갈기갈기 찢어 거리에 팽개쳤지

살아 있는 동안 우리가 던지는 모든 발자국이

사실은 길찾기 그것인데

네가 나에게 던지는 모든 반어들도

실은 네가 아직 희망을 다 꺾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것마저도 너와 우리 모두의 길 찾기인데

돌아오는 길 네가 끝까지 들으려 하지 않던

안타까운 나의 나머지 희망을 주섬주섬 챙겨 돌아오며

나도 내 그림자가 끌고 오는

풀죽은 깃발 때문에 마음 아팠다.

네 말대로 한 시대가

 

그렇기 때문에 가벼워질 수밖에 없다고

나는 동의할 수 없다

도대체 이 혼돈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너는 내 턱밑까지 다가와 나를 다그쳤지만

그래 정말 몇 면이 시 따위로

혁명도 사냥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던 한 올의 실이 피륙이 되고

한 톨의 메마른 씨앗이 들판을 덮던 날의 확실성마저

다 던져버릴 수 없어 나도 울었다

그래 네 말이 맞다 네 말대로 길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 네 말대로 무너진 것은

무너진 것이라고 말하기로 한다

그러나 난파의 소용돌이 속으로 그렇게 잠겨갈 수만은 없다.

나는 가겠다.

단 한 발짝이라고 반 발짝이라도

 

- 도종환, ''

 

길에는 많은 종류의 길이 있습니다.

곧게 뻗은 포장도로도 있고,

산길, 들길, 오솔길, 울퉁불퉁한 돌길도 있습니다.

 

잘 닦여진 길은 걷기에 편할지는 모르나

오래 걷다보면 오히려 불편하고 싫증이 납니다.

하지만 거칠더라도 울퉁불퉁한 산길은

하루 종일 걸어도 지겹지가 않습니다.

아마도 자연스럽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물론 주변의 경관이 미치는 영향도 크겠지요.

 

옛말에 군자(君子)는 대로 행(大路行)이라 했다지만

인생길에 탄탄대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내가 가는 곳이 길이지요.

 

우리는 어떤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는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할런지요?

그 길은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걸까요?

아니면 주어지는 걸까요?

 

그냥 머물 수는 없기에

어떤 길이 됐건 가야겠지요.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오늘하루도 즐겁고 알찬 여정되시길...

 

이영화의 저 높은 곳을 향하여

https://youtu.be/PZfyoiUGDKU

 

박경희의 저 꽃 속에 찬란한 빛이

https://youtu.be/2lcC-PLa-l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