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목적이 뭐냐고 물으면 어떤
대답을 하시겠습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분명한 대답을
하지 못하고 마냥 얼버무리지요.
"목적은 무슨 그냥 사는 거지 뭐." 라거나
"뭐 그리 거창하게 생각할 것 있나?
그냥 살다가 가는 거지 뭐." 하면서요.
당신도 그렇게 대답하시나요?
직장과 일이 있는 젊은 시절에는 일을
삶의 목적이라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돈 버는 것이 삶의 목적입니까?
벌고 또 벌어서 투자하고 또 투자하고,
강남에 아파트와 빌딩을 사고,
미국에 자식들을 유학 보내는 것이
삶의 목적입니까?
다 좋습니다...
"산다는 게 그런 거지요, 뭐."
그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떵떵거리며 살든 매일 매일 돈에 쫓기며 살든,
그럭저럭 살든 세월은 흐르고 몸은 늙어갑니다.
가끔 화장터에 가게 됩니다.
활활타는 불길 속으로 시신을 떠나 보내는
그 순간 가족들은 통곡을 합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 때문에 통곡이
터져 나오는 거지요.
화구에서 막 내온 뼛가루는 따뜻합니다.
시신이 견뎌낸 엄청난 불길이
그렇게 뼛가루를 따뜻하게 만들었겠지요.
그렇게 한 줌의 재로 사라지게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인간은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합니다.
화장터에 갈 때마다 저는 삶의
목적에 대해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목적을 갖고 살아가시는지요?
손가락에 끼는 싸구려 반지 하나도
못가지고 가는 죽음이 마치
빚쟁이처럼 나를 기다리고 있는데,
여전히 물질을 쫓아
다니는 것이 삶의 목적인가요?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질문 했을 때...
분명한 대답을 했던 한 사람을 기억합니다.
그 분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우리가 인간 몸을 받아 살아가는 목적은
조금이라도 더 성숙하기 위해서 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치한 욕망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벗어나고,
유치한 수준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벗어나고,
유치한 어리석음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해 마음을 닦아 나가는 것 아닐까요?
비구니 정목스님
“마음 밖으로 걸어가라” 중에서
글쎄요?
딱히 사는 목적이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네요.
삶의 목표가 있었다 하더라도 살다보면 때로는 그걸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설사 목적 없는 삶이라 해도
사실상 무턱대고 세상을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어찌 보면 마음까지 닦아 나가진 않더라도
나름대로 보다 더 나은 삶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 아닐까요?
살다보면 좋은 일도 많고 궂은일도 많이 겪게 됩니다.
모두가 살아있기에 느낄 수 있는 일들 아닌가요?
모처럼 눈다운 눈이 내립니다.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이기도 할 겁니다.
눈이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술 사주는 것도 아닌데
괜히 기분만 좋게 합니다.
살아있기에 느낄 수 있는 행복이고 희열일 겁니다.
친한 형님과 점심에 반주 한잔을 곁들이고
사무실에 돌아와 커피 한잔을 마시다가 미처 잔을 비우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미친놈처럼 차에 가서 카메라를 매고 펑펑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사무실 주변을 한 바퀴 돌고 왔습니다.
그때 마시던 차를 두고 사무실을 나서며 문득 삼국지의 한 장면을 떠올렸습니다.
“그래 비록 커피가 식은 후에 오더라도 다녀와서 커피를 마셔야겠다^^”
{삼국지연의 제5회에는 관동군이 원소를 맹주로 받들어 동탁을 치는 장면이 나온다.
원소는 손견을 선봉으로 삼아 휘하의 군사를 이끌고 사수관을 공격했고, 동탁은 화웅에게 5만의 병사를 주어 이에 대비하게 했다. 화웅은 공격해 온 포충을 죽인 후 손견의 선봉부대를 패주시킨 뒤 각 지방에서 온 구원병까지도 물리쳤다.
각 지방의 제후들은 당황하여 어쩔 줄 몰랐다. 그때 관우는 유비의 부하로 일게 마궁수에 지나지 않았지만, 자진해서 화웅을 죽이겠다고 나섰다. 신분이 낮은 관우는 원소 형제에게 웃음거리가 되었다. 그러나 조조만은 관우가 자진해 나선 것에 대해 뜨겁게 데운 술을 따라주며 격려했다.
"술은 잠시 맡겨두겠습니다.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관우는 이렇게 말하고 말에 올라 칼을 손에 들고 화웅을 향해 나아갔다. 잠시 후 북소리와 함성이 일어나며 천지가 갈라지고 산이 무너질 듯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제후들이 모두 무슨 일인가 놀라워 할 때, 이미 관우가 화웅의 목을 가지고 본직으로 돌아와 땅에 목을 내던졌다. 그때 술은 아직 따뜻했다.}
소담스럽고 탐스럽게 쏟아지는 함박눈을 맞으며 한없이 걷고 싶었지만
적당히 즐길 만큼 걷다가 돌아왔더니
커피잔은 이미 싸늘히 식어있네요.
하지만 어떻습니까?
한 겨울에도 냉커피도 마시고,
아이스크림도 먹는 세상인데....
오늘은 그냥 눈다운 눈이 내려서 살맛나는 하루가 아닌가 싶습니다.
삶의 목적이 없더라도 살다보니까 느낄 수 있는 행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눈이 내려서 좋은 날,
비록 사는 게 버겁더라도
오늘처럼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에는
세상만사 잊고 발을 잘 못 내 딛어서라도
그저 행복이라는 눈구덩이에 미끄러져 푹 빠져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미끄러운 눈길 조심하시고
눈과 더불어 복되고 행복한 하루이시길 빕니다.
아다모의 “눈이 내리네”
이숙의 “눈이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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