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춘곡(賞春曲)
- 정극인(丁克仁, 1401~81)
홍진(紅塵)에 묻힌 분네 이내 생애 어떠한고
옛사람 풍류(風流)에 미칠가 못 미칠가
천지간(天地間) 남자 몸이 나만 한 이 많건마는
산림에 묻혀 있어 지락(至樂)을 모르는가
수간모옥(數間茅屋)을 벽계수 앞에 두고
송죽 울울리(鬱鬱裏)에 풍월주인 되었어라
엊그제 겨울 지나 새 봄이 돌아오니
도화행화(桃花杏花)는 석양 속에 피어 있고
녹양방초(綠樣芳草)는 가랑비 속 푸르도다
칼로 마름질했는가, 붓으로 그려 내었는가
조화신공이 물물(物物)마다 헌사롭다
수풀에 우는 새는 춘기를 못내 겨워
소리마다 교태(嬌態)로다
물아일체이니 흥(興)인들 다르겠는가
사립문에 걸어보고 정자(亭子)에 앉아 보니
소요음영하여, 산일(山日)이 적적한데
한중진미(閑中眞味)를 알 이 없이 혼자로다
이봐 이웃들아, 산수(山水) 구경 가자꾸나
답청(踏青)은 오늘 하고
욕기(浴沂)는 내일(來日) 하세
아침에 채산(採山)하고 저녁에 낚시하세
갓 괴어 익은 술을 갈건(葛巾)으로 걸러놓고
꽃나무 가지 꺾어 수놓고 먹으리라
화풍(和風)이 건듯 불어 녹수(綠水)를 건너오니
청향(清香)은 잔에 지고 낙홍(落紅)은 옷에 진다
술동이가 비었거든 나에게 아뢰어라
아이더러 주가(酒家)에 술을 물어
어른은 막대 짚고 아이는 술을 매고
미음완보(微吟緩步)하여 냇가에 혼자 앉아
명사(明沙) 깨끗한 물에 잔 씻어 부어들고
청류를 굽어보니 떠오나니 도화(桃花)로다
무릉(武陵)이 가깝도다, 저 뫼이 그것인가
송간세로(松間細路)에 진달래를 붙들고
봉우리에 급히 올라 구름 속에 앉아보니
천촌만락(千村萬落)이 곳곳에 벌여 있네
연하일휘(煙霞日輝)는 비단을 펼쳐 놓은 듯
엊그제 검은 들이 봄빛도 유여(有餘)하구나
공명도 날 꺼리고 부귀도 날 꺼리니
청풍명월 외에 어떤 벗이 있겠는가
단표누항(簞瓢陋巷)에 헛된 생각 아니 하네
아모타, 백년행락이 이만 한들 어찌하리
[출처] 상춘곡(賞春曲)
절기가 춘분이라 상춘곡이 언뜻 떠올라 올려봅니다.
차를 타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하얗게 피고 있는 목련꽃 뒤에
분홍색 꽃이 피어있는 겁니다.
바로 사무실 뒤편에 있는 곳이라서 봄이면 늘상 꽃구경을 하던 곳인데
저 자리는 분명 복숭아나무가 있는 자리인데 무슨 꽃이 벌써 피었을꼬?
벚꽃이 지고 한참을 기다려야 피는 게 복숭아꽃인데,
이 무슨 해괴한 일이란 말인가?
이런! 이런! 이런~~~
정녕 날씨가 미쳤더란 말이냐?
그리고 점심을 먹고 나서 부러 확인하였더니
복숭아나무 뒤에 조그만 매화나무가 한 그루 서있고
복숭아 꽃빛을 닮은 연분홍빛 매화꽃이 다소곳하니 피어있더이다.
어제 심술궂은 비바람을 동반한 가을비 같은 봄비가 내려서
꽃잎이 상하기도 했으련마는 꽃잎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단정하고 기품있게 피어있는 모습이 곱기도 하더이다.
어제는 나뭇가지며 마른 잎새와 함께 우수수 쏟아지는 봄비를 바라보며
계절이 다시 겨울로 회귀하나보다 하고 근심했더니
봄비에 개운하게 세수하고 난 춘분의 낯빛이
영락없는 봄입니다 그려.
올봄에는 모두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을 한하지 않고
봄다운 봄을 노래하는 꽃피는 봄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대의 마음에도
그리고 내 맘 속에도
따사로운 햇살 아래 화사한 봄꽃들이 활짝 피어나기를 빌어봅니다.
“봄이 왔네”
“봄이 와”
“숫처녀의 가슴에도~~~”
오늘 하루도 부디 행복하이소^^
조미미의 “처녀 총각”
민요 “봄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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