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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카톡카톡/2019 보낸카톡

승무/190512

서까래 2019. 5. 13. 16:00

승무

- 조지훈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깍은머리

박사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빰에 아롱질듯 두방울이여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손이

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이도 지새우는 삼경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접어서 나빌레라

 

조지훈 선생의 승무 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교과서에서 만났던 아름다운 시지요.

 

세속적 번뇌를 종교적으로 승화한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시입니다.

 

이 시의 탄생 비화는 이렇답니다.

 

1939년에 발표된 시니 시인이 젊었을 때입니다.

 

조지훈 선생이 어느날 산행을 가게 되었는데,

늦은 하산길에 우연히 담 넘어 숭무를 추고 있는 여승을 봅니다,

 

새하얀 승무옷을 입고 여승이 천천히 절방에서 나와 춤을 추는

장소로 걸음을 옮깁니다.

 

한참을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천천히 팔을 들어 올리는데,

어린 여승의 고운 빰에서 눈물이 흘러 내립니다.

 

너무 여리고 어린 여승의 눈물에 시인은 그 여승의 아픈 삶이

느껴 지는 것 같아 서러운 마음이 듭니다.

그 여승은 오랫동안 춤을 춥니다.

 

불교적 관점에서 세속적 번뇌를 종교적으로 승화한 시가

탄생 합니다.

 

바로 아름다운 조지훈 선생의 승무 입니다.

 

오늘은 부처님께서 탄생하신 날입니다.

부처님의 자비와 광명이 온누리 구석구석까지 넘치기를 기원해 봅니다.

 

석가탄신일을 축원하듯 화창한 날씨에 두 눈이 부셔옵니다.

오늘은 아내와 가까운 선원에 가서 연등을 켜고 파릇파릇한 봄기운 받으며 잠시 나들이나 다녀와야겠습니다.

 

모두 축복받는 행복한 하루되시길빕니다.

 

(음표)심진스님의 청산은 나를 보고

https://youtu.be/SHjtZpVonu4

 

(음표)김태곤의 송학사

https://youtu.be/r1VChp-f-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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