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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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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없는 독수리 /190717

서까래 2019. 7. 17. 13:50

상처 없는 독수리

날개를 심하게 다친 독수리 한 마리가

벼랑 위에서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는 몇 번이나 하늘 높이 날아오르려고 했으나

다친 날개로는 도저히 하늘 높이 날 수가 없었습니다.

 

"독수리가 하늘 높이 날 수 없다는 것은

이제는 살아갈 가치가 없다는 거야."

 

그는 벼랑 아래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몸을 잔뜩 웅크렸습니다.

순간, 그 모습을 본 대장 독수리가

재빠르게 날아와 물었습니다.

 

"형제여, 왜 어리석은 일을 하려고 하느냐?"

 

그는 힘없이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평범한 새가 아닙니다.

가장 하늘 높이 나는 새들의 왕입니다.

그런데 이제 가장 낮게 나는 새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습니다."

 

대장 독수리는 그를 향해 날개를 활짝 폈습니다.

몸에는 여기저기 상처 자국이 있었습니다.

솔가지에 찢긴 자국, 다른 독수리에게 할퀸 자국 등

수많은 상흔으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나를 봐라. 내 온몸도 이렇게 상처투성이다.

상처 없는 독수리가 어디 있겠니."

 

자살하려고 했던 독수리는 대장 독수리의

말에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그러자 대장 독수리가 조용히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이것은 나의 몸에 새겨진 상처일 뿐이지만

나의 마음엔 더 수많은 상처 자국이 새겨져 있다.

그 상처 자국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났다.

상처 없는 독수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죽어버린 독수리뿐이다."

 

 

이글은 정호승 시인의 산문집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에 나오는

글을 인용한 내용입니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누구라도 여러 가지 이유로 만들어진

갖가지 형태의 상처가 남아있기 마련입니다.

때로는 너무 큰 상처에 좌절할 수도

있지만 이겨낼 수 있습니다.

 

- 모셔온 글

 

죽어야 한다면 죽으리라.

그러나 살아야할 이유가 있다면 살아야한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는데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사람에게

어찌 사연이 없고 연유가 없을 수 있겠는가?

 

허나 안타깝고 애통한 일이다.

아까운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라져간다.

우리가 사라져주기를 바라는 자들은

똥만 가득 찬 대가리 꼿꼿이 세우고

모가지에 힘주고, 두 눈 부릅뜨고 살아가는데...

 

우리에게 보수와 진보가 무슨 소용인가?

합리적이고 타당한 사고를 가진 사람이면 족한 것을...

 

우리가 감히 예측할 수도 없지만

그의 선택이 현실에 대한 상실감이나 허탈감도 없지 않았겠지만

그보다는 그와 같은 노선을 걷고 있는

보수주의자들이 보여주는 작금의 행태를 보며

희망을 찾을 수 없음에 좌절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를 잘 모르지만 근래에 매스컴 대담 프로그램에서

가끔씩 그를 접하며 참으로 외로운 보수주의자라는 생각을 했었다.

함께 호흡할 동료 하나 없는 고독함.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데

팔 굽혀 안아주고 감싸줄 동료 하나 없다면 그의 마음은 얼마나 공허했겠는가?

어쩌면 그가 보수주의를 추구했다면

차라리 합리적이지 않았어야 했다.

요즘 우리나라 같은 곳에서

어찌 제 정신으로 보수의 길을 갈 수 있겠는가?

 

그의 과오는 담그지 말아야할 곳에 발을 잘못 담갔다는 게 아닐는지...

 

시조 한수가 떠올라 옮겨본다.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

희고 흰 깃에 검은 때 묻힐세라

진실로 검은 때 묻히면 씻을 길이 없으리라.“

- 광해군 시절 선우당이 동생이 조정에서 벼슬하는 것을 말리며 지은 시조

 

어쩌면 그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킬리만자로의 표범 같은 길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풍운아 같은 정치역정을 걸어왔던

고 정두언의원님의 명복을 빕니다.

 

무더운 날씨지만 모두 힘내고 사시게요^^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https://youtu.be/qRHqhEqTpwA

 

윤태규의 마이웨이

https://youtu.be/XB8scvT5X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