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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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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인생/피천득/190827

서까래 2019. 8. 27. 12:50


비와 인생

 

삶이란

우산을 접었다

폈다 하는 일이요.

 

죽음 이란

우산을 더 이상

펼칠 수 없는 일입니다.

 

행복이란

우산을 많이 빌려주는 것이고

 

불행이란

아무도 우산을

빌려주지 않는 것입니다.

 

사랑이란

한쪽어깨가 젖는데도

하나의 우산을

둘이서 같이 펼치는 것이고

 

이별이란

하나의 우산에서 빠져나와

각자의 우산을 펼치는 것입니다.

 

부부란

비오는 날

버스 정류장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고

 

연인이란

비오는 날 우산 속에서

얼굴이 가장 예쁜 사람입니다.

 

비를 맞으면

혼자 길을 걸을 줄 알면

인생의 멋을 아는 사람이고

 

비를 맞고

혼자 걷는 사람에게

우산을 건네주는 사람은

인생의 의미를 아는 사람입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비요

사람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우산입니다.

 

한사람이

또한 사람에게

우산을 내어줄 때

또 한사람은 세상의 단비가 됩니다.

 

- 피천득 -

 

처서도 지나고

8월은 달력의 맨 아랫줄에서

오른편으로 9월을 향한 여정을 계속한다.

 

가을장마라고 했다.

지난번엔 여름장마 때보다도 더 비다운 비가 내렸었다.

오늘도 이른 새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출근하려고 우산을 찾으니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사무실에도 우산이 있고

차안에도 우산이 있고

아마 아내 가게에도 두세개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 있어야할

물건이 없다는 건 불행한 일이다.

하지만 어쩌랴.

현관문을 나서며 누군가 벽에 붙여놓은

아파트전단지 한 장을 챙겨서 내려간다.

 

그런데 전단지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다.

다행스럽게도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게 비라지만

우산이 없는 사람을 위해

잠시 비가 그친 건 아마도 아름다운 배려일 것이다.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린다.

처서를 지나 내리는 비가 농사에야 도움될 일이 없겠지만,

그래도 내리는 비가 싫지 않은 건

올해도 비가 부족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리라.

 

이 비가 내리고 나면 날씨는 더 선선해지고

풀벌레 노래 소리가 가을밤의 애수를 더 해주리라.

 

가을비내리는 계절의 길목에서

오늘도 보람차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우순실의 잃어버린 우산

https://youtu.be/l11TDCP3dGc

 

박미경의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

https://youtu.be/upcA1vGLV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