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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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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처서입니다./190823

서까래 2019. 8. 23. 14:28

오늘이 처서입니다.

 

"처서에 창을 든 모기와 톱을 든 귀뚜라미가 오다가다 길에서 만났다.

모기의 입이 귀밑까지 찢어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란 귀뚜라미가 그 사연을 묻는다.

'사람들이 날 잡는답시고 자기 스스로 제 허벅지 제 볼때기 치는 걸 보고

너무 우스워서 입이 이렇게 찢어졌다네'라고 대답한다.

그런 다음 모기는 귀뚜라미에게 자네는 뭐에 쓰려고 톱을 가져가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귀뚜라미는 '긴긴 가을밤 독수공방에서 임 기다리는 처자 낭군의 애(창자) 끊으려 가져가네'라고 말한다."

 

남도지방에서 처서(處暑)와 관련해서 전해지는 이야기입니다.

귀뚜라미 우는 소리를 단장(斷腸), 곧 애끊는 톱소리로 듣는다는 참 재미있는 표현이지요.

절기상 모기가 없어지고, 처량하게 우는 귀뚜라미 소리를 듣는 시기의 정서를 잘 드러냅니다.

 

처서(處暑)24절기 가운데 열넷째 절기로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라고 할 만큼

여름은 가고 본격적으로 가을 기운이 자리 잡는 때입니다.

처서라는 한자를 풀이하면 "더위를 처분한다"라는 뜻이 되지요.

예전에 부인들은 이때 여름 동안 장마에 눅눅해진 옷을 말리고,

선비들은 책을 말렸는데 그늘에서 말리면 '음건(陰乾)', 햇볕에 말리면 '포쇄'라 했습니다.

특히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사고에서는 포쇄별감의 지휘 아래 실록을 말리는 것이 큰 행사였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이 무렵은 김매기도 끝나 '호미씻이'를 한 뒤여서 농가에서는 한가한 때입니다.

그래서 "어정거리면서 칠월을 보내고 건들거리면서 팔월을 보낸다"라는 뜻으로

'어정 칠월 건들 팔월'이라고 하지요.

처서 무렵 날씨는 벼 이삭이 패는 때이기에 한 해 농사의 풍흉(豊凶)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무엇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것을 견주어 이를 때

"처서에 장벼(이삭이 팰 정도로 다 자란 벼) 패듯"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처서 무렵의 벼가 얼마나 쑥쑥 익어 가는지 잘 보여주는 속담입니다.

 

처서에 오는 비를 '처서비'라고 하는데,

"처서비 십 리에 천 석 감한다"라고 하거나

'처서에 비가 오면 독 안의 든 쌀이 줄어든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전라북도 부안과 청산에서는 "처서 날 비가 오면 큰애기들이 울고 간다"라고 하지요.

예부터 부안과 청산은 대추 농사로 유명한데

대추가 달콤하게 익어가기 시작하는 처서 앞뒤로 비가 내리면 대추가 익지 못하고,

그만큼 혼사를 앞둔 큰애기들의 혼수장만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지요.

요즘 혼수 문제로 결혼이 파탄에 이르기도 하는 것에 견주면

대추 팔아 혼수 장만하던 때만 해도 순박했습니다.

처서비가 내리지 않아 대추 풍년이 되길 빌어봅니다.

 

백과사전에서 모셔와 편집한 글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기온이 한결 서늘해 졌더군요.

그래서 모처럼 점심산책을 다녀왔습니다.

해가 구름 속에 숨거나 나무그늘을 지날 때면

산들산들 바람도 조금씩 불어오고

가을기운이 역력한듯한데

내리쬐는 햇볕아래 들어서면 아직까지는 여전히 따갑기만 합니다.

 

어찌 보면 여름과 가을이 교차하는 시기이니

아직까지는 여름기운이 만만치 않은 때이지요.

아직은 내리쬐는 뙤약볕을 원망스러운 듯 바라다보지만

찬바람에 낙엽이 뒹구는 시기가 되면

한 여름의 작열하던 태양을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허나 일단은 더위가 물러간다니 그저 반가운 마음이 앞섭니다.

 

가는 계절 아쉽지 않게 잘 보내고

오는 계절 반겨 맞으며

알찬 불금 보내시고

즐겁고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윤도현의 가을우체국 앞에서

https://youtu.be/K6Ya2XLRPZo

 

안나게르만의 가을의 노래

https://youtu.be/YUcVqXWq6H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