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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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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노래/

서까래 2019. 9. 3. 18:57

가을의 노래

/ 김대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떠나지는 않아도

황혼마다 돌아오면 가을이다

 

사람이 보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편지를 부치러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주머니에 그대로 있으면 가을이다

 

가을에는 마음이 거울처럼 맑아지고

그 맑은 마음결에

오직 한사람의 이름을 떠 보낸다.

주여! 라고 하지 않아도

가을엔 생각이 깊어진다

 

한 마리의 벌레울음소리에

세상의 모든 귀가 열리고

잊혀진 일들은

한 잎 낙엽에 더 깊이 잊혀진다

 

누구나 지혜의 걸인이 되어

경험의 문을 두드리면

외로움이 얼굴을 내밀고

삶은 그렇게 아픈 거라 말한다

그래서 가을이다

 

산자의 눈에 이윽고 들어서는 죽음

사자들의 말은 모두 시가 되고

멀리 있는 것들도

시간 속에 다시 제자리를 잡는다

 

가을이다

가을은 가을이란 말 속에 있다

..............

 

9월이다.

그리고 비가 내린다.

가을장마란다.

예전에 자주 쓰던 용어는 아닌 것 같은데

올해는 부쩍 가을장마란 말이 자주 쓰이는 것 같다.

어쨌건 비는 자주 내리고 계절은 가을이니까

가을장마가 맞기는 맞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금 비가 내리는 것과는 별개로

지금이 가을이라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가을은 남국의 태양을 더 필요로 하는 계절이다.

 

알찬 결실을 바라는 이들에겐

이 비가 한없이 원망스러울 것이다.

가을의 낭만을 찾는 이들에게도

아직은 이른 가을비다.

 

누구에게나 별로 달갑지 않은 비,

하지만 누가 원해서 내리는 비는 아니다.

어쩌랴?

그냥 비가 내릴 뿐이다.

 

비가 내리는 것도 그런데

머잖아 태풍까지 올 거란다.

오는 비는 올지라도 태풍만은 피해 갔으면 좋겠다.

 

가을비와 함께 9월이 시작되고

추석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가을에는 더 높고 푸른 하늘만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을에는 누구나 맑고 푸른 가을하늘처럼

밝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가끔씩은 울적할 때도 있겠지만,

그래도 하늘만큼 땅만큼

행복한 사람들이 넘쳐나기를 바래본다.

 

박강수의 가을은 참 예쁘다

https://youtu.be/e07t8UcZH8E

 

장필순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https://youtu.be/xsli4j05h5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