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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에 만난 무등산 풍경/191124

서까래 2019. 12. 3. 17:14

만추의 무등을 만나다.

 

아름답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산수동에서 원효사에 이르는 드라이브코스는

곱게 물든 단풍이 환상적인 경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래, 오늘 무등을 찾기를 잘했어.

이렇게 자화자찬을 하며 산행길에 올랐다.

 

하나 원효사를 지나 토끼등에 이르는

산책로의 풍경은 다소 황량했다.

하지만 빠르고 늦음의 차이일 뿐

가을의 운치를 느끼기에는 조금의 부족함도 없었다.

토끼등에서 덕산너덜로 올라와

전망 좋은 나의 아지트에 자리하고 앉아

광주 시가지를 바라보며 배낭속의 짐을 뱃속으로 옮겨 담는다.

 

배낭속의 짐도 비우고 마음도 함께 비우기 위함이다.

무등과 벗하기 위해 나선 길이니 바쁠 것도 서두를 이유도 없다.

무등의 치마폭도 들춰보고 가슴도 어루만지며

무등의 품에 편안히 안겼다 가면 그뿐 아니겠는가?

 

오늘은 가볍게 중머리재를 지나 모처럼

장불재로 올랐다가 입석이와 서석이를 만나고

내려와 작전도로를 타고 내려가 볼 생각이었으나,

장불재에 이르러 바라본 무등산 정상부는

이미 가을을 벗어나 한 겨울의 형상을 하고 있다.

 

지난번에도 만났는데 굳이 만나러 오르느니

차라리 백마능선 길을 걷다 가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낙타봉까지 갔다가 발길을 돌려

장불재로 되돌아와서 작전도로를 따라 하산하였다.

 

늦지 않게 내려오라는 아내의 당부를 지키려

일찍 하산했음에도 5시가 되니 어둠이 내린다.

이렇듯 만추의 낮은 너무나도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