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일기
요즘 분위기는
영화에서나 보아 왔던 장면이
현실로 이어져 참담하기만 하다
누군가 감기로 기침을 하면
움찔 놀라서 피하고
실시간으로 보도되는 확진 환자 소식에
그 지역은 폐쇄 조치가 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풍토가 바뀌고 있고
사람 만나는 걸 꺼리게 되니
자영업자들의 한숨소리와
경제 문제로까지 영향을 미쳐
살아가는데 힘들다는 얘기만 들려온다
이 상황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힘이 날 좋은 소식이 넘쳤으면 좋겠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래 지나갈 거야
이 혹독한 2월에 더 이상
아픈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조미하
엊그제 김상헌이라는 사람이 중국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신종코로나 때문에 목숨을 담보로
여행을 가야하는 절박한 심정을
공항에서 시조 한 수를 남기고 갔다 해서 소개한다.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보자 한강수야
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 말동 하여라“
시국이 참 더럽다.
설 연휴 때 국내에 코로나환자들이 발생할 때도
설마 광주까지 전파되기야 하겠는가하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말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발도 없고 형체도 없는 바이러스가 이렇게까지
급속히 확산될 줄은 미처 몰랐다.
참 무서운 세상이다.
동자섣달 북풍한설은 개울물 하나도 얼리지 못했는데,
중국 발 바이러스하나가 온 세상을 하얗게 얼려버렸다.
언젠가는 끝날거고
시간이 지나면 마무리되긴 하겠지만
그 상처는 너무 클 것이다.
아시겠지만 위 시조는 조선 인조 때의 문신 김상헌이
병자호란에 패배한 치욕을 겪은 후
명나라를 공격하기 위한 출병을 요청한 청나라의 요구를 반대하다
청나라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고국으로 다시 돌아 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착잡하고 참담한 심정을 담은 시조이다.
그 때와 지금의 시국이야 확연히 다르지만
“시절이 하 수상하다”는 부분만큼은
그 때나 지금이나 한 치의 오차도 없어 보인다.
허나 그 또한 지나갈 것이다.
그저 하루라도 빨리 지나가기를 바랄 뿐,
소나기는 피해가랬다고
자신의 건강은 스스로 챙기고
비를 피해 조신하게 대처할 일이다.
그리고 후일 역사는 우리를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신종코로나를 이겨내고 살아남은 위대한 사람들이라고...
위가 커서 밥을 많이 먹는다고 위대해 지는 게 아니고
신종코로나를 피해 다니며 살아남는 그대가
진정 승자이고 위대한 사람입니다.
부디 우리 모두 역사에 위대한 사람으로
기록될 수 있기를 빌어봅니다.
그리고 뒤숭숭한 중에도
주말은 알차고 즐겁게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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