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윤동주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우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順伊)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을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
하늘빛이 참 곱기도 하다.
옅은 코발트색 하늘에 실처럼 가는 흰구름이 한가로이
노니는 목가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인의 표현처럼 높은 곳에 올라가
두 손을 뻗으면 두 손이 코발트빛으로 물들고,
흰 구름을 들쳐 입으면 잠자리 날개보다 가벼운
하얀 날개옷이 될 것 같다.
그런데 문득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보니
오늘도 무척 따뜻한 하루가 될 것 같다.
장마도 정신 줄을 놓아버렸나 보다.
며칠만 있으면 장마도 끝난다는데
비는 언제 뿌리려고 만용을 부리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어제는 소나기라도 뿌릴 듯한 날씨였는데
소나기를 바래서였는지 비는 내리지 않았다.
때가 되면 알아서 내릴 비를 기다린들 무슨 소용인가?
낮이 되면 따갑게 내리쬐는 햇살에
하늘을 올려보며 얼굴을 찌푸리며
원망의 눈길을 보낼지 모르겠지만,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는 아침입니다.
아마도 오늘은 좋은 일들이 많으려는 징조 아닐까요?
태양은 작열하더라도
좋은 일이 많은 하루 보내시길...
임희숙의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
하남석의 "밤에 떠난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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