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의 그 집
빗자루병에 걸린 대추나무 수십 그루가
어느 날 일시에 죽어 자빠진 그 집
십오 년을 살았다
빈 창고같이 휭덩그레한 큰 집에
밤이 오면 소쩍새와 쑥꾹새가 울었고
연못의 맹꽁이는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던
이른 봄
그 집에서 나는 혼자 살았다
다행히 뜰은 넓어서
배추 심고 고추 심고 상추 심고 파 심고
고양이들과 함께
정붙이고 살았다
달빛이 스며드는 차거운 밤에는
이 세상 끝의 끝으로 온 것 같이
무섭기도 했지만
책상 하나 원고지, 펜 하나가
나를 지탱해 주었고
사마천을 생각하며 살았다
그 세월, 옛날의 그 집
나를 지켜 주는 것은
오로지 적막뿐이었다
그랬지 그랬었지
대문 밖에서는
늘
짐승들이 으르렁거렸다
늑대도 있었고 여우도 있었고
까치독사 하이에나도 있었지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 박경리
밤은 길지만 잠이 부족한 나날이 이어진다.
월드컵시즌이다.
축구강호 우루과이와 아쉽게도 득점없이 비겼다.
거의 대등한 경기였고 잘 싸웠지만 축구는 골로 말한다.
사우디나 일본은 상대에게 밀렸지만 골로 이겼다.
하지만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고 이제 시작이다.
포루투갈이 가나에 3대2로 진땀승을 거뒀다.
가나의 전력도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고 한편으로는 포루투갈과도 해볼만 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에 투지와 약간의 행운까지 더해 준다면 남은 두경기 모두 이겨서 조1위로 16강에 올라가는 것도 가능하리라 본다.
꼭 그리되기를 기원한다.
대한민국 화이팅!
또 한주를 마무리하는 금요일이자 11월의 마지막 주말인가 봅니다.
다음주면 12월이 오고
그럼 이제 겨울인가요.
세월 한번 자알 갑니다.
한주 마무리 잘 하시고
즐겁고 알찬 주말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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