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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은 없다(Nic dwa razy)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221228

서까래 2023. 3. 31. 09:58

두 번은 없다(Nic dwa razy)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Wislawa Szymborska, 1923~2012)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Wislawa Szymborska, 1923~2012)

(최성은 옮김)

 

1996년 스웨덴 한림원은

폴란드의 여성시인 쉼보르스카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하며

모차르트의 음악같이

잘 다듬어진 구조에,

베토벤의 음악처럼 냉철한

사유 속에서 뜨겁게 폭발하는 그

무엇을 겸비했다고 그의 시 세계를 요약했다

...............

 

2002년의 마지막 남은 날들이 하루하루 지워져

기억 속으로 사라져 갑니다.

지나간 날들은 추억으로만 남을 뿐

다시 돌아올 수 없습니다.

 

내일은 내일이면 다시 찾아오겠지만,

어제는 어제일 뿐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른 사람에게는 찾아오는

내일이라는 날도 내게는 없는 날이 찾아오겠지요.

어찌 보면 그것이 인생이란 녀석일 겁니다.

 

살아있는 날들을 보람 있게 아름답게 살아가야하는데,

그 또한 마음 같지 않은 게 인생이기도 합니다.

 

지나간 어제보다도, 찾아올 내일보다도

오늘을 살아간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또한 마음뿐이지만요

 

얼마 남지 않은 한해 마무리라도 잘 하시고

후회할 일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는

알찬 연말 보내시길 빕니다.

 

그리고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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