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에게
/정호승
늙어가는 아버지를 용서하라
너는 봄이 오지 않아도
꽃으로 피어나지만
나는 봄이 와도
꽃으로 피어나지 않는다
봄이 가도
꽃잎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내 평생 꽃으로 피어나는 사람을
아름다워 했으나
이제는 사람이 꽃으로
피어나길 바라지 않는다
사람이 꽃처럼
열매 맺길 바라지 않는다
늙어간다고 사랑을 잃겠느냐
늙어간다고 사랑도 늙겠느냐
.............
날씨가 많이 풀렸지요.
이제 봄은 봄인가 봅니다.
차를 타고 거리를 지나면서도
가끔씩 화사한 매화꽃이며 노란 산수유꽃이
눈에 들어옵니다.
지난 일요일 해질녘에
영광 백수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고 왔습니다.
집사람이 느닷없이 영광으로
해넘이나 보러가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속으로는 “미세먼지도 많이 끼었는데 무슨 해넘이야‘라면서도
마님의 영을 거역하지 못하고 흔쾌히 오케이를 했지요.
근데 아무리 해넘이를 보러간다지만
이왕 가려거든 조금 여유롭게 가서
산책도 하고 했어야하는데
아내가 가게에서 일을 보느라
딱 해질 무렵에 백수해안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멋진 해넘이
광경이 펼쳐지고 있더군요.
조금 더 일찍 왔더라면 더 멋진
풍경을 볼 수도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을 삼켜야 했지요..
서쪽바다로 넘어가는 붉은 해는
바다 속으로 빨려드는 듯 스러져가고
동쪽의 산위 하늘엔 보름달에 가까운
둥근달이 휘영청 떠올라 있더군요.
지는 해와 뜨는 달,
이번만큼은 지는 해가 훨씬 아름다웠습니다.
달은 차면 기울지만
어차피 해는 내일이면 다시 떠오를 것을요.
지는 해를 붙잡을 수 없듯이
우리네 인생도 되돌릴 수 없습니다.
이왕 지는 해라면 황혼이 저녁노을처럼
아름다웠으면 좋겠습니다.
모두의 꿈이요,
희망사항이겠지요.
그리고 꿈은 이루어진다 했습니다.
우리 모두의 아름다운 황혼을 꿈꾸며~~~
오늘 하루도 다시 찾아온 아름다운 봄과 더불어
행복을 꿈꾸는 화사한 하루되시길 빕니다.
백수해변에서 담아본 해넘이 사진 올려봅니다.
오늘도 굿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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