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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무상망(長毋相忘) /230306

서까래 2023. 4. 3. 14:47

장무상망(長毋相忘

 

"오랜 세월이 지나도 서로 잊지 말자." 라는 뜻

이 말은 추사 김정희의 마지막 세한도(歲寒圖)에 인장으로 찍힌 말입니다

 

"장무상망"은 추사가 먼저 쓴 것이 아니라 

2천년 전 한나라에서 출토된 와당(瓦當) 기와에서 발견된 글씨입니다

 

"생자필멸(生者必滅)"이라는 말처럼 살아있는 것은 

모두 쓰러지고 결국에는 사라집니다

그러나 추사와 그의 제자(弟子) 이상적과 나눈 그 애절한 마음은

이렇게 오늘도 살아서 우리를 감동시키고 있습니다

 

가장 어려울 때 (제주도 유배중) 추사를 생각해 준 사랑하는 

弟子에게 추사는 세한도를 주면서 요즘 말로 가볍게 

영원불멸(永遠不滅)이라 하지 않고 조용히 마음을 안으로 

다스려 "장무상망"이라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그 애절함이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것입니다

 

세상(世上)을 살면서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 (장무상망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두어 명은 있어야 

인생(人生)을 결코 헛되이 살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솔로몬 왕의 술회!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공수래공수거 인생(空手來 空手去 人生)이라는데,  

 

사우디 국왕이 20여 년간의 집권을 접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총리직과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을 손에 쥐고 이슬람 성직까지 

장악한 힘의 메카였던 그도 세월 앞에 손을 들고 

한줌의 흙으로 돌아갔습니다

 

사우디는 지금도 우리나라 돈으로 3경원에 해당되는 

3,000여 억 배럴 이상의 석유가 묻혀 있고

자신이 소유한 재산만 해도 18조에 이르렀지만 

결국 "폐렴 하나 이기지 못 한 채

91세의 일기로 생을 접어야 했습니다

 

이슬람  수니파의 교리에 따르면,

사치스런 장례는 우상숭배다.”라고 하여 서거 당일 

남자 친척들만 참석한 가운데 수도에 있는 

알오드 공동묘지에 묻혔습니다.

 

시신은 관도 없이 흰 천만 둘렀으며 

묘는 봉분을 하지 않고 자갈을 깔아 흔적만 남겼습니다.   

 

비문도, 세계 지도자들의 조문도 없이 평민들 곁에 

그저 평범하게 묻혔습니다

과연 공수래공수거의 허무한 삶의 모습을 실감케 한 장례였습니다.  

 

일찍이 세기의 철학자요 예술가이며, 예언가이자 종교지도자였던 

솔로몬 왕은 이렇게 인생을 술회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가치를 다 가져본 솔로몬도 

그것을 허무하다고 탄식했다면 아마도 친구들과 나누는 

찻잔 속의 따스한 향기가 더 소중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공수래공수거... 

안개 같은 삶의 터전 위에 사랑만이 남아있는 소중한 보물입니다.

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모셔온 글

 

오늘은 개구리와 같이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고 온갖 초목에서 싹이 튼다는 경칩입니다.

 

날씨가 많이 풀리긴 했으나

미세먼지가 봄기운을 반감시키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중에도

알게 모르게 봄이 코앞까지 다가왔습니다.

 

아직 시각적으로 봄을 느끼기에는 이른 감도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도처에 봄기운이 물씬 느껴집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봄날의 화사함과 따사로움도

지나고 보면 신기루처럼 허무하기만 합니다.

 

따지고 보면 모든 것이 헛된 것들이겠지요.

모든 것이 헛되다면 굳이 살아갈 이유는 무엇이며,

어차피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

아옹다옹하며 힘겹게 살아갈 필요가 무어 있겠습니까?

 

어떤 이는 빈손으로 왔다가

많은 것을 남기고 떠나가고,

또 어떤 많은 이들은 빈손으로 왔다가

헛되이 살다가 빈손으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올 때는 똑 같은 빈손으로 왔을지 몰라도

갈 때의 빈손은 확연히 다르지 않을까요?

 

지나고 보면 모두 헛되게 보일지라도

비록 헛되어 보이는 일이라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살아야하는 게

우리네 인생사지 싶습니다.

 

헛된 세상이라지만

한번 왔다 이슬처럼 스러지는 인생

살아가는 동안 서로가 장무상망(長毋相忘)하며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초봄이라지만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한 요즘입니다.

사시는 동안은 항상 건강하게 지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