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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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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오세영/230808

서까래 2023. 8. 8. 09:24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8월은

오르는 길을 잠시 멈추고

산등성 마루턱에 앉아

한 번쯤 온 길을 뒤

돌아보게 만드는 달이다

 

발 아래 까마득히 도시가,

도시엔 인간이,

인간에겐 삶과 죽음이 있을 터인데

보이는 것은 다만 파아란 대지

하늘을 향해 굽이도는 강과

꿈꾸는 들이 있을 뿐이다

 

정상은 아직도 먼데

참으로 험한 길을 걸어왔다

벼랑을 끼고 계곡을 넘어서

가까스로 발을 디딘 난코스 ...

 

8월은

산등성 마루턱에 앉아

한 번쯤 하늘을 쳐다보게 만드는 달이다

 

오르기에 급급하여

오로지 땅만 보고 살아온 반평생

과장에서 차장으로 차장에서 부장으로

, 나는 지금 어디메쯤 서 있는가,

 

어디서나 항상 하늘은 푸르고

흰 구름은 하염없이 흐르기만 하는데

우르르면 먼 별들의 마을에서 보내오는 손짓

 

그러나 지상의 인간은 오늘도

손으로 지폐를 세고 있구나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 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케 하는 달이다

 

- 오 세영

 

아침부터 뙤약볕이 내리쬐고

등줄기엔 땀방울이 흐른다.

무더위가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시간은 흐르고

절기는 때맞추어 찾아온다.

아직은 아닌 것 같아도 오늘이 가을로 접어든다는 입추다.

 

말이 입추지 너무 더워서

사실상 가을이 들어설 입추의 여지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여름이 아무리 용을 쓰고 버틴다 해도

결국은 지는 꽃에 불과하다.

화무십일홍이요.

계절은 돌고돌며 흐르게 마련이다.

 

가을을 노래하기는 아직 이르다.

허나 귀 기울여 듣고 있으면 저 멀리서

다가오는 가을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여름이 막바지라고는 하지만 폭염은 이어지고,

얄궂은 태풍 카눈마저 진로를 바꿔 남해안을 향해 북상 중이라고 합니다.

 

폭염도 태풍도 모두 잘 이겨내고

가을이라는 아름다운 꽃을 활짝 피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여름 건강하고 무탈하게 보내시기를...

 

(음표) 마야의 못 다핀 꽃 한송이

https://youtu.be/baj5bfrNxQY

 

(음표) 방미의 올 가을엔 사랑할거야

https://youtu.be/1qOHUoGVSP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