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處暑)
얻어온 개가 울타리 아래 땅 그늘을 파댔다
짐승이 집에 맞지 않는다 싶어 낮에 다른 집에 주었다
볕에 널어두었던 고추를 걷고 양철로 덮었는데
밤이 되니 이슬이 졌다
방충망으로는 여치와 풀벌레가
딱 붙어서 문설주처럼 꿈적대지 않는다
가을이 오는가,
삽짝까지 심어둔 옥수숫대에 그림자가 깊다
갈색으로 말라가는 옥수수수염을 타고 들어간 바람이
이빨을 꼭 깨물고 빠져 나온다
가을이 오는가,
감나무는 감을 달고 이파리 까칠하다
나무에게도 제 몸 빚어 자식을 낳는 일 그런 성싶다
지게가 집 쪽으로 받쳐 있으면 집을 떠메고 간다기에
달 점점 차가워지는 밤 지게를 산 쪽으로 받친다.
이름은 모르나 귀 익은 산새소리 알은 체 별처럼 시끄럽다
- 문태준
오늘이 모기의 입도 삐뚤어진다는 처서()입니다.
더위가 물러간다는 뜻이니,
여름이 끝나가고 가을 기운이 스며드는 시기라는 뜻이겠지요.
허나 계절이란 게 어디 칼로 두부 자르듯이 구분되기야 하겠어요.
조석으로 선선해지면서 가을이 서서히 다가오겠지요.
어제 그제 아침에 땀을 흠씬 흘리고,
어제 밤에 비가 내리기에
오늘 아침은 시원스러운 비를 맞으며 아침을 맞고 싶었는데
야속하게도 비는 내리지 않아
오늘 아침도 땀에 흠뻑 젖었지요.
그런데 출근하면서 에어컨을 켜고 오니까
추운 느낌이 들더군요.
처서라서 그렇다기보다는 비가 내렸기 때문이겠지만
절기상으로도 더위가 조금씩 누그러질 시기입니다.
이렇게 절기도 바뀌고 계절도 변해갑니다.
아직 가을기운을 실감하기는 어렵지만,
여름의 끝자락에 있는 절기인 처서는
가을의 문턱이라고 합니다.
다가올 아름다운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음표) 아이유의 “가을 아침”
(음표) 안나 게르만의 “가을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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