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가을처럼 긴 여운을 남기는
계절은 없습니다
가을은 고달픈 이들에게
마음의 쉼터를 만들어줍니다
가을의 마지막 순간까지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린
감열매 속에는
여름 햇살의 사랑 노래가 가득합니다
꽃 피는 봄과
찬란했던 여름
열매로 가득한 가을
모두 다 열심히 일했습니다.
일한 만큼의 행복을 갖고 나누는
당당하고 멋드러진
자연의 이치를 배우고 싶습니다
떠나기 위하여
가을 나무들이 다시 태어나기 위하여
온몸을 물들입니다
아름다움을 만드는
나무 잎새들의 마음이
감동을 만들고 있습니다
- 용혜원
모처럼 저녁에 대포나 한잔 나누자고 했더니
오늘은 바빠서 도저히 시간을 낼 수가 없단다.
내 얘기가 아니고 가수 이용씨 지인이 하는 말이다.
가수 이용씨가 정신없이 바쁘다는 10월의 마지막 날이다.
세월이란 녀석 쉬지도 않고 잘도 간다.
시월이 간다고 가을이 가는 것도 아니고,
시월을 한두번 보내본 것도 아니건만 괜시리
세월타령을 지껄이게 되는 건 어쩌면
"잊혀진 계절"이라는 노래에서 씨잘데기없이
"시월의 마지막 밤 어쩌고 저쩌고~~"라는 가사 탓인지도 모른다.
허나 그 또한 감성적인 것일 뿐
흘러가는 세월에 무슨 영향을 미치기야 했겠는가.
아침 산책길의 영산강변엔 안개가 자욱했다.
그렇게 오리무중 속에 시월이 가고,
가을은 더욱 깊어가고,
강변의 가을빛도 깊어간다.
해서 모처럼 영산강변의 풍경을 휴대폰에 담으며 걸어가는데,
저만치 하얗게 피어있는 꽃이 보인다.
은목서는 이미 제철에 꽃을 피워 이제 지고 있는데,
이 깊어가는 가을날에 화사하게 피어난 꽃은 다름 아닌 벚꽃이다.
매일 아침 옆으로 지나치면서도
미처 보지 못했는데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다.
단풍이 들건, 낙엽이 지건,
벚꽃이 피건 아랑곳하지 않고
10월은 그렇게 종말을 고합니다.
그대의 10월은 행복했었는지요?
지나간 10월 보다는 깊어가는 가을과 더불어
사랑도 행복도 고운 가을빛처럼 익어가는 포도주처럼
곱고 맛깔나게 익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가는 10월 잘 마무리하시고,
밝고 가벼운 마음으로 11월을 맞이하시길 빕니다.
10월의 마지막 날,
그리고 마지막 밤도
행복하게 보내시길...
(음표)이재성의 "내일로 가는 마차"
https://youtu.be/crXWmqW1IuM?si=bBOlPN2GoHOD8nKy
(음표)이용의 "잊혀진 계절"
https://youtu.be/4WQwW6FrDGc?si=6Vz2QiOb5eCeczw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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