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경계선
강물은 바다로 흘러갑니다.
그리고 강의 담수와 바다의 염수가 만나는 지점을
솔트 라인(Salt Line)이라고 합니다.
두 종류 물의 염도 차이가 심한 경우 담수와
염수가 구분되는 솔트 라인이 뚜렷하게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솔트 라인은 수시로 변화합니다.
심한 가뭄으로 강물의 양이 줄어들면
솔트 라인은 강 위쪽에 형성되지만,
비가 많이 와서 강물이 불어나는 시기에는
솔트 라인은 바다 쪽 가까운 곳에
형성이 됩니다.
로키산맥 같은 높은 산에 가보면
수목 한계선을 말하는 트리 라인(Tree Line)도 있는데
위로는 너무 추워서 나무나 풀 한 포기도 자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기온이 더 높아진다면 트리 라인의
경계선이 위로 올라가기도 합니다.
그 선을 넘어서면 전혀 다른 상황이 됩니다.
담수였던 물은 마실 수 없는 소금물이 되고
푸른 초목이 자라던 땅은 차가운
불모지가 됩니다.
모든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눈에 보이든 안 보이든 경계선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우리의 삶에도 그 선을 넘으면
전혀 다른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 선을 지키기 위해 매일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하고, 나와 내 주변의 관계를 지키고
자신의 존재 이유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 따뜻한 하루에서 모셔온 글
“선을 넘지 마라.”
가끔씩 사용하는 말이기도 하고
또 꼭 지켜야할 말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어서 패가망신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불가피하게 넘어야만 할 때도 있습니다.
선에도 절대로 넘어서는 안 될 선과
위험하지만 감수해야만 하는 선도 있기 때문일 겁니다.
선을 넘는다는 건
아마도 무모하거나 용감하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겁니다.
하지만 이 경계선이란 게 뚜렷하게 나타날 때도 있지만
애매모호할 경우도 많습니다.
그걸 판단하고 지켜나가는 게 어쩌면 지혜일 겁니다.
계절도 마찬가지지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는 분명 존재하지만
사실 그 경계는 희미합니다.
오늘까지는 가을이고 내일부터는 겨울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래서 계절의 희미한 경계선을 환절기라 명명하고
경우에 따라서 늦가을이라 칭하기도 하고
초겨울이라 부르기도 하는 거겠지요.
지금이 단풍철이라고 하지만
지역별로 단풍절정기의 경계선이 있습니다.
강원도 설악산 즈음에서부터 물들기 시작해서
서서히 남하하는 중이지요.
도심의 가로변은 이미 절정에 가까운 곳도 없지 않지만
남도의 산야는 이제 물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지난 토요일 찾은 변산반도 국립공원도 아직은 조금 이르더군요.
내소사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세봉과 관음봉, 재백이고개를 돌아
내소사 입구까지 회귀하며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는 산야와
저 멀리 바라다 보이는 서해안바다를 조망하며
한나절 정도를 머물다 왔습니다.
나이가 드니 산행도 조심스럽습니다.
좋아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분명 다릅니다.
누가 뭐래도 세월을 속일 수는 없는 법이지요.
머리카락이며 수염은 매일 자라나 잘라내야 하지만
관절 같은 소모품은 조금씩 닳고 약해져 갈뿐 재생되지 않습니다.
그래선지 만만해 보이는 산들도 오르내리다보면
문득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곤 합니다.
젊은 시절 관절을 너무 무리하게 사용하고
혹사시킨 대가겠지요.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일이고,
건강에 좋다는 활동도 육신의 나이에 맞게 무리하지 않고
절제하는 게 건강을 지키는 기본일 겁니다.
정답은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는 거겠지만,
그 때는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이 대다수지요.
벌써 10월이 가고 11월이 시작됩니다.
들판의 곡식들은 베어져 황량한 허허벌판으로 변해가지만
산천초목은 겨울채비를 하느라 오색 찬연한 빛으로
하루하루가 다르게 곱게 물들어 갑니다.
주말쯤이면 내장산의 단풍도 빨갛게 불타오를 걸로 예상됩니다.
이내 몸도 불타오르는 단풍 숲으로 내던져져서
함께 활활 타오르고 싶습니다.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 멀리 소풍을 가게 된다면
단풍처럼 곱게 물들었다가
툭하고 떨어져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가지 말란다고 가지 않을 가을도 아니요.
가기 싫다고 하염없이 머무를 수도 없는 인생인 것을요.
미처 다 물들지 못한 변산반도 관음봉과 세봉 산행사진 올립니다.
아마 지금쯤은 더 붉게 물들었겠지요.
오늘 하루도 몸과 마음이 가을빛처럼 곱게 물들어
기쁨과 행복이 넘치시기를 빌어봅니다.
믿음, 사랑, 소망 그 중에 으뜸은 사랑이라 했습니다.
아름다운 가을날,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사랑이 흘러넘치는 하루 보내시길...
(음표) 패티김의 “사랑하는 당신이”
(음표) 신계행의 “가을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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