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는
축축해진 내 마음에
아주 작은 씨앗 하나
떨구렵니다
새벽마다 출렁대는
그리움 하나
연둣빛 새잎으로
돋아나라고
여린 보라 꽃으로
피어나라고
양지쪽으로 가슴을 열어
떡잎 하나 곱게 가꾸렵니다.
- 목필균
소리도 없이 4월이 다가왔습니다.
“사월은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듯했다.
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어 주었다.“
엘리어트는 황무지의 전문에서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지만
어쩌면 이제 4월은 잔인한 달이 아닐 것 같다.
잔인한 달이라는 타이틀은 3월에 넘어 간지 오래,
4월은 이미 잔인함을 초월한 달임에 틀림이 없다.
아직 초목이 푸르렀다기에는 이르지만
하루가 다르게 푸르러가고
온갖 봄꽃들이 거의 동시에 피어난다.
어제는 섬진강길 따라 하동 쌍계사계곡을 다녀왔습니다.
아침에 둘러본 도심의 공원 벚꽃들도 아직 만개하진 않았고
가는 길목의 벚꽃들도 아직 이르다 싶었는데
섬진강변에 들어서는 순간 벚꽃들이 만개해
눈을 환하게 하더군요.
이리저리 사방을 둘러보아도 벚꽃천지,
벚꽃은 제철을 맞아 만개해
가끔씩 꽃잎이 하나둘씩 분분히 떨어지며 절정을 이루고 있더군요.
쌍계사의 벚꽃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풍광이지만
수십리를 늘어서 있는 섬진강변의 벚꽃길도 이에 못지않지요.
차가 밀리면 밀리는 대로 벚꽃 터널을 지나
쌍계사 벚꽃길을 거닐다왔습니다.
하루 종일 환한 벚꽃을 눈에 담고 왔더니
주변에 있는 벚꽃들은 눈에 들어오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올해는 벚꽃 엔딩입니다.
섬진강변과 쌍계사계곡의 벚꽃이 만발한 풍경
한번 구경해 보시지요.
아름다운 4월이 시작되는 월요일입니다.
부디 4월에는 행복하고 복된 일들이 그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음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
(음표) 정훈희의 “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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