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하루를 말끔히 씻고 나면
왠지 나이도 씻은 것 같아
거울 앞에 선 내 모습이
아직은 근사하다
저녁 바람에도 봄은 실려 오고
오늘은 아무 걱정도 없이 누웠는데
문이 열린 채
오래된 마음은 누구를 만나러 갔는지
그가 돌아올 때까지 잠이 오질 않는다
막무가내로 아직은
젊은 탓인가
봄인 탓인가
이 나이에도 봄바람이 부나 보다
이런 날 혼자 누워 있으면
나뭇잎이 바람을 그리워하듯
아득한 누군가가 문득 그리워지는
봄밤 벚꽃 흐드러진 창가에
참 오래도록 기억나는 그 사람은
언제 왔는지
잊었던 풍경 한 장 그리고 서 있다
- 최일도/“행복하소서” 중에서
또 한주가 간다.
한주가 시작된다 싶으면 한주의 일상을 마무리하는 금요일이다.
결국은 일상을 마무리하지도 못하고 주말까지도
이어가기 사람들도 많지만
금요일이 되면 한주를 보냈다는 느낌이 든다.
봄날은 너무나 변화무쌍하다.
엊그제 피어났던 공원의 벚꽃들은 내리는 봄비에
낙화하여 땅위를 장식하고 있는데,
영산강변은 이제 벚꽃이 한창이다.
산책로변의 튜립나무 잎새는 푸른빛을 더해가고
강변의 버드나무들은 이미 푸르러
봄비에 불어난 강물마저 더 푸르러 보인다.
그래서 요즈음의 이른 아침에 영산강변을 걸으며
주변 풍경을 바라보노라면
눈이 환하게 밝아지는 느낌이 든다.
허나 머잖아 영산강변의 벚꽃도 지고
향기로운 아카시아꽃과 찔레꽃이 무더기로 피어나겠지.
그렇게 봄이 가고
여름을 보내고 한 해를 보내게 된다.
무심한 세월을 탓해 뭐하랴.
머릿속에서 가슴에서
세월이 더디 간다고 느끼고 살면 되련마는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는 일이던가?
새삼 느끼는 거지만
하루해도 너무 짧고
한주도 너무나 빠르게 지나간다.
가는 세월은 알아서 가라하고
그래도 주말은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빕니다.
오늘도 알찬하루 되시길...
(음표) 김광석의 “변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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