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웃다
곡식이 넘쳐나는 집엔 정작 먹을 사람이 없는데
자식 주렁주렁한 집에서는 굶주릴까 시름하네
입신출세한 사람들은 어리석기만 한데
재능 있는 사람은 빛날 기회조차 없네
모든 복을 두루 다 갖춘 집 드물고
지극한 도는 늘 널리 퍼지지 못하네
아비가 아껴 쓴다 해도 자식이 늘 탕진하고
아내가 지혜로운가 싶으면 남편이 꼭 어리석다네
달이 둥글게 차올라도 구름이 그 달을
가리기 쉽고
꽃이 피어나도 바람이 그 꽃을 떨군다네
무릇 세상만사가 이렇지 않은 게 없으니
내가 혼자 웃는 이유를 아는 이 없다네
ㅡ 다산 정약용
오늘은 날씨가 아주 좋으려나 봅니다.
이렇듯 흐린 날이 있으면 맑은 날도 있는 법이지요.
아침에 산책을 나가다가 흠칫 놀랐습니다.
주변에 자욱하게 깔린 게 미세먼지처럼 보였거든요.
깜짝 놀라서 날씨를 검색해 보았더니,
다행히 미세먼지 좋음이더군요.
영산강변엔 안개가 자욱한데
산책로변의 풍경은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해갑니다.
유럽에서 목축사료용으로 들여왔다는 털갈퀴덩쿨은
번식력이 얼마나 좋은지 매년 그 영역을 늘려가며
이즈음이면 강변을 보랏빛으로 물들입니다.
금계국이 꽃봉오리를 맺고 있고,
꽃양귀비 꽃도 피어납니다.
문득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아카시나무에도
꽃봉오리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아마도 다음 주 산책길에는 달콤한 꿀 향기에 취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듯 봄 풍경은 마술을 부리며 여름을 향해 나아갑니다.
시간보다도 더 빠른 게 세월인 것 같습니다.
산책을 마칠 때쯤 떠오른 아침햇살에 안개가 스러지고 있더군요.
아마도 오늘 날씨는 쾌청이겠지요.
명이 있으면 암이 있고,
암이 있으면 명이 있는 법,
불공평한 듯 공평하기도 한 게 세상사고,
인생도 그렇게 흘러가는 거지 싶습니다.
아침햇살에 안개 스러지듯
세상만사 근심걱정은 모두 사라지고
좋고 길한 일들만 많은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음표) 김국환의 “꽃순이를 아시나요”
(음표) 함중아의 “안개속의 두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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