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

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햇살처럼 가족방/햇살이의 풍경첩

첨단 대상공원의 봄빛/110424

서까래 2011. 4. 24. 13:42

 어제 주말을 맞아 서울에서 유학하는 둘째 딸이 집을 찾아오고 맞은 일요일,

모처럼 휴일을 집에서 보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눈을 뜬 아침 이른 시각에 산행 대신 집옆 대상공원으로 발길을 옮긴다.

베란다에서 매일 내려다보는 대상공원은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하루가 다르게 푸르름을 더하고 있다. 

벗꽃은 이미 꽃비로 산화해 자태를 감추고  라일락, 아그배, 복숭아꽃이 제철을 맞았다.

개화를 시작한 철쭉은 다음주 쯤에는 온누리를 붉게 물들일 것이다.

대상공원과 쌍암공원 그리고 광주과기원을 한바퀴 둘러보며 생동하는 봄기운을 호흡하며

영상으로 담아오려했건만, 야속하게도 카메라 밧데리가 예상 외로 빨리 가버린다.

산책을 마치고 수산시장으로 가서 낙지 몇마리와 꽃게, 그리고 대게와 전복 약간을 사다가

못 내려온 큰 딸을 아쉬워하며, 네식구가 맛있게 먹고

컴퓨터 앞에 앉아 들어와 본 금길에는 오랫만에 반가운 분이 금길을 찾으셨다.

금길에서 깊은 연을 맺지는 못했지만 보기만해도 그냥 반가운 분이다.

그런데 박선준님의 글을 보면서

왜? 갑작스럽게 뜬금없는 조지훈 시인의 승무란 시의 시귀가 뇌리에 번뜻 떠올랐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아름다운 박선준님에게  조지훈님의 시와  고향의 봄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님의 고향이 남도의 빛고을임을 알기에............................................

새벽 안개와 함께 담은 싱싱한 광주 첨단 대상공원의 봄기운을 느껴보시길..........................

 

 

 

승무(僧舞)/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이른 아침 주변엔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아마도 철쭉은 일주일 후에 봄의 찬가를 부를 듯 하다.

 

 

가로수들도 푸른 새옷을 입고 있다.

공원엔 하루가 다르게 푸르름이 더해 간다.

 

낙엽과 철쭉의 조화가 이채롭다.

 

 

 

 

 

 

 

 

 

 

 

 

작년에 온통 하얀옷을 입었던 이곳 아그배나무들은 올봄엔 불경기 탓인지 푸르름만 더하고 있다.

 

 

 

봄맞이꽃은 안개꽃처럼 아련하게 눈을 적신다.

 

 

 

올해는 유난히도 제비꽃이 성하다.

 

 

 

 

담장에 핀 조팝꽃이 예쁘다.

 

 

 

명자꽃이 화사하다.

 

복숭아꽃이 피었습니다.

아그배꽃은 너무 깨끗하다.

 

 

여긴 철쭉이 제철을 만났다.

 

라일락향기 푸르고....

 

담고 싶은 고운 풍경은 많은데 카메라의 밧데리는 발목을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