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막내의 골절 기브스를 푸는 날이라 병원에 가야 한다.
오늘은 군부대 때문에 통제하던 무등산 정상을 하루만 개방한다는 날이다.
내심 무등산을 염두에 두고, 오늘은 어디에 안 갈 거냐고 물었더니,
산에 오르는 건 싫고, 남해가 가고 싶단다.
지난번 1박2일에 나왔던 남해 독일마을이 오늘 아침에도 TV에 나왔나 본데
집사람은 남해의 독일마을이 몹시 가고 싶은 눈치다.
진료가 끝난 시각이 11시경,
집사람이 아들도 같이 데려가려고 꼬셔보지만 저는 안 가겠단다.
김밥 몇 줄 사고 물과 배낭만 챙기고
정오가 다 되어 남해를 향해 길을 떠났는데,
언덕위에 빨간색 뽀족지붕이 늘어선 독일마을에 도착하니 3시가 다 되었는데,
마을 안 도로는 온통 주차장이고 차량행렬은 계속 이어진다.
독일마을은 독일에서 은퇴하신 간호원 분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사시는 곳이라는데,
주택과 주변풍광이 어우러져 유럽의 지중해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사전 준비없이 온 터라 마을을 둘러보고 그냥 가려다가
길을 따라 언덕 뒤쪽으로 걸어가니 언덕너머에 원예예술촌이라는 곳이 있다.
사실 이 곳이 집사람이 보고 싶어 한곳인데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 했다,
원예예술촌은 원예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주민들이 꽃과 정원을 가꾸고 꾸민 마을이라고 한다.
21개소의 주택과 개인정원을 주로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각 나라별 이미지와 테마를 살려 조성하여
원예인들이 스스로 가꾸면서 생활하고 있다는데,
그림 같은 주택 하나하나가 동화속의 주택인양 가히 환상적이다.
흠이라면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아 생활의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겠지만,
멋진 정원으로 꾸며진 이국적인 주택은 언젠가는 살고 싶은 집이다.
아름다운 경관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겼는지 구경을 마치고 나니 6시가 되어간다.
금산 보리암도 구경해야 하는데 시간이 짧다.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남해처럼 거리도 멀고 볼 것도 많은 곳은
아침 일찍 와야 한다고 했더니, 하룻밤 자고 가면 안 되겠냐고 한다.
준비없이 왔지만, 하룻밤 정도야 못 잘 것도 없잖은가?
집사람은 내일 거제를 가자는데 나는 봉하마을을 가자고 했고 선선히 응한다.
늧은 시간이지만 상주해수욕장을 둘러보고, 금산보리암에 올라 야경을 즐긴 후
하산하여 상주해수욕장 민박집에서 눈을 붙이고
6시에 봉하를 향해 출발해 노대통령님을 추모하고,
거가대교를 타고 거제 외도를 마지막으로 1박2일의 여정을 마무리 한다.
독일마을은......
1960년대 어려운 시기에 조국근대화와 경제발전에 헌신한 독일거주 교포들의 정착생활 지원과 조국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고 독일의 이국문화와 전통문화예술촌을 연계한 특색있는 관광지 개발을 위하여 지난 2001년부터 천연기념물 제150호가 있는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일원 30,000여평의 부지에 남해군에서 30여억원을 들여 기반을 조성하여 40여 동을 지을 수 있는 택지를 독일교포들에게 분양하였습니다. 주택건축은 독일교포들이 직접 독일의 재료를 수입하여 전통 독일식 주택을 신축하고 있는데 지금은 29동 정도가 완공되어 독일 교포들이 생활하고 있으며 관광객을 위한 민박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
고개를 넘어서면 찻집이 보이고 뒤편이 원예예술촌이다.
뒷쪽 건물이 맹호림씨가 거주하는 핀란드식 주택이다.
탈렌트 맹호림씨가 운영하는 선물코너.
사전 지식이 없던 나는 카운터에 앉아계신 분이 분명 탈렌트 같은데 설마 아니겠지 했는데, 집사람은 알고 있었다.
저 이 집과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나요?
그래, 잘 어울린다! 담에 돈 많이 벌면 한채 지어 줄께...
*
'햇살처럼 가족방 > 햇살이의 풍경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해독일마을과 원예예술촌의 정원풍경과 봄꽃(하)/110514 (0) | 2011.05.21 |
---|---|
남해독일마을과 원예예술촌의 정원풍경과 봄꽃(상)/110514 (0) | 2011.05.21 |
월출산 도갑사/110513 (0) | 2011.05.20 |
봉하마을의 5월(하) 노대통령 추모관과 생태연못 (0) | 2011.05.18 |
봉하마을의 5월(상)/110515 (0) | 2011.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