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늘은 서석대와 입석대를 올랐다가 장불재, 규봉암을 거쳐 꼬막재로 하산할 계획으로 하산코스를 정하고
올라갈 코스를 옛길2코스로 올라갈까?
아니면 동화사터 방향으로, 아니면 토끼등을 거쳐 중머리재방향으로 갈까를 생각하다가 자주 다닌 코스보다는 안 가본 코스를 가보기로 하고
옛길 1코스를 걷기로 마음을 정하니, 이제는 하산코스가 문제다.
1코스가 약8키로이니 늧재나 바람재로 돌아서 내려오면 약15키로에서 20키로미터 정도가 될 것이다.
하산코스는 일단 오르고 생각할 일이고 대략 산행시작이 오후 1시경이니 여섯시간정도 걸을 계획으로 산수동 1코스 시점으로 들어선다.
길위에 길이 있다는 무등산옛길의 구호처럼 1코스의 대부분은 차도의 윗쪽에 나있는 특별하달 수 없는 아주 평범한 산길이다.
산속을 걷다보니 그저 마음이 평온하고 좋을 뿐 화려한 경관이나 전망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시간여의 산행이라기 보다는 산책길 같은 구간은 너무 편해서 밋밋한 맛이 있었으나
지루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원효사까지 약7.8키로 구간에 300m간격으로 번호를 매겨 세워진 26개의 표지목이나
중간중간 새겨진 이야기길 안내판과 이정표는 너무나도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 준다.
날씨가 날씨이니 만큼 천천히 쉬엄쉬엄 걸어 힘들지는 않으나 흐르는 땀만은 어쩔 수가 없다.
1코스 종점인 원효사 입구에 도착한 시각이 네시경이니 딱 3시간이 소요되었다.
늧재에서 내려가는 코스도 있으나 오르는 길과 만나는 부분도 있고 바람재에서 지산유원지 방향으로 하산로를 정하고,
늧재삼거리와 늧재를 지나 바람재로 향한다.
무등을 오른게 수십번이지만 옛길1코스와 마찬가지로 바람재에서 지산유원지 방향 코스도 처음으로 가보는 코스다.
이 코스 역시 좁고 자연스러운 산행로는 심신의 피로를 덜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고향같은 길이다.
이 길을 가며 무등산 옛길은 최근에 복원된 인위적인 길이지만 이 길은 예부터 지금까지 이용되고 있는
진정한 옛길일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쉬운 점은 이 길에는 이정표는 많으나 이 길에 대한 안내지도가 없어 코스를 가늠하기가 애매하다는 것이다.
아무튼 장원봉방향으로 가면되니 계속 걷다보면 전망대 삼거리가 나온다.
모처럼 전망대에도 올라보려 왕복 600m의 발품을 팔아 올라간 전망대에는 폐허의 허전함만이 남아 있다.
전망대에 앉아 남아있는 막걸리 반병으로 목을 축이려 했건만 분위기가 영 아니어서,
시내전경사진 한장만 건지고 황급히 산을 내려온다.
전망대에서 리프트카 구간은 정말로 지저분하고 산행의 기분을 반감시키는 구간이다.
인간의 편의를 위한 문명의 이기가 얼마나 흉물스러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듯해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리프트카구간을 지나니 지산유원지로 내려가는 깨재사거리가 나오고 이정표는 서 있는데 거리는 표기가 안되어 있다.
처음길이라 지산유원지로 내려갈 요량으로 이길을 왔지만 여태 이정표의 장원봉을 바라보며 왔기에
그래도 장원봉에는 올라야 할것 같아 500여 미터를 더 가도 장원봉은 안나타나고 이정표에는 장원삼거리 1.7키로 표시가 나타난다.
젠장 시간은 7시가 다되어가는데 장원 삼거리가 어딘지 알 수가 없다.
최소한 원효사에서부터 이곳까지는 안내지도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아니, 이 코스에 대한 안내지도는 거의 본 적이 없다.
시각이 시각이니만큼 모르는 길을 무작정 갈 수는 없어 오던길을 되돌아 깨재로 되돌아가 지산유원지로 하산해
지산유원지 삼거리의 주차지에 도착한 시각이 7시 20분 딱 여섯시간 정도 걸었다.
나중에 검색해 보니 장원삼거리가 주차장소인 옛길3코스 시점이었다.
안내지도만 있었더라면 당연히 장원봉을 거쳐 이 길로 하산했어야 했건만,.......
알아서 손해보는 일은 없으련만, 모든걸 다 알 수도 없으니 어쩌랴?
하지만 아쉬움은 적고 즐거움이 많았던 여름날 오후의 나 홀로 산행길은 진정 행복했노라!
1코스의 들머리인 산수동 수지사 입구
골목길을 들어서면 10여개의 시가 눈길을 잠시 머물게 한다.
옛길1코스는 길은 좁지만 경사가 완만해 노약자나 가족들의 산책로로 좋을 듯....
무진고성지에서 바라본 광주 전경
무등산 옛길은 아주 친절하다.
약수터 물은 생각보다는 깨끗해 보였으나 음용수로 해도 좋을지는 ...... 그래도 나는 한 모금 마셨다.
오늘 이 코스를 걸으며 길위에 길이 있다는 뜻을 실감...
제4수원지를 지날때면 항상 5.18광주의거가 생각난다.
청풍쉼터도 항상 스쳐 지나가는 곳이라 김삿갓 시비가 있는 줄도 몰랐다.
발걸음이 줄어들고 움직임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우리가 놓치고 사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오늘 새삼스럽게 느낀다.
이 표지가 300미터에 1개씩이니 이제 3키로를 왔구나.
화암촌 표지를 지나면 열세번째 표지가 나오니 이곳이 1코스의 중간지점이다.
십리표지석을 지나면 주막터가 나오고 생리현상을 해결해 줄 화장실이 있다.
평상에 앉아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싶은 욕망을 잠시 뒤로 미루고 발길을 옮긴다.
주막터에는 배롱나무꽃이 한창이다.
조그만 꽃이 너무 깨끗하고 앙징맞다.
이건 솔패랭이
주변밭에 핀 도라지꽃
저게 장원봉 쯤 되나 모르겠다.
이 곳이 충장사 부근 3코스와 갈라지는 곳이다
원추리도 제철이련만 눈에 띄는 개체수가 적다.
노루오줌
이곳에서 꿀맛같은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반병은 아껴 둔다.
충장사에서 원효사 구간에는 돌들이 많다.
유일하게 만난 맥문동꽃이 너무 귀엽다.
원효봉너덜은 규모는 작으나 앞쪽의 띄인 전망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다.
너덜에서 바라보는 무등산 정상은 안개가 잠식해 버렸다.
어사바위도 처음으로 접해 본다.
일부러 안내판을 따라 내려가 보니 도로변에 어사바위가 있다.
매번 지나다니는 곳이건만 그냥 차로 휑하니 지나가니 존재를 모를 수 밖에........
사진을 돌려야 하는데, 그냥 보시라.
옛길1구간의 종점에 왔으나 끝이 아닌 시작일 뿐이다.
하산코스는 늧재와 바람재를 거쳐 지산유원지 코스로 가기로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지산유원지 방향 코스는 이 안내판 이상 설명된 안내지도가 없다.
원효사 입구에서 바라본 무등은 안개에게 더욱 잠식 당했다.
원효사 올라가는 길옆 밭에 핀 도라지는 아마도 스님들이 가꾸시는 걸까?
더위 탓인지 한참을 걸었기 때문인지 원효사 입구에서 늧재삼거리에 이르는 1키로정도의 구간이 오늘은 제법 힘겹다.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잠시 쉼터에 몸을 맡긴다.
늦재를 지나고....
덕산쉼터를 지나면
바로 바람재가 보인다.
여기도 지산유원지쪽은 방향표시 뿐이다.
너무 자연스럽고 편안한 길들이 이어진다.
묘지옆에는 패랭이들이 수다를 떨고 있다.
여기가 낙타봉인가 보다.
그냥 예뻐...
앞 이정표와 비교하면 거리가 전혀 맞지 않는다.
산행길 이정표들은 일관성이 없어 감잡기 어려운 게 많다.
그리고 나도 분명 향로봉을 지났으련만 표지가 없어 지난건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이런 것들은 언젠가는 개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름모르는 꽃인데 자세히 보니, 아주 예쁘다.
그냥 하산로로 가려다 아쉬움에 전망대로 향해 오르막길을 올라왔건만
폐허가된 전망대는 을씨년스러워 들어가기도 만만치가 않다.
2층에 앉아 막걸리를 한잔 하려다가 사진한장만 건지고 황급히 내려온다.
전망대에서 리프트카 구간은 폐허가된 건물과 구조물들이 흉물스러워 어두워지는 산길을 홀로 걷는 나그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깨재에 서있는 이정표는 방향만 알려줄 뿐 거리표기가 없다.
여기나 바로 위에 있는 장원체육시설지에 안내지도만 있었으면 장원봉을 지나 장원삼거리로 하산했으련만,
장원봉을 가고 싶어 그쪽으로 500여 미터쯤 가다가 발길을 돌려 다시 돌아와야 했다.
지산유원지와 무등파크호텔
장원봉을 찾아 한참 걷다보니 장원봉은 안보이고 장원삼거리가 1.7키로라는데 그곳이 어디쯤인지를 알아야 하련만 알 수없어 아쉽게
오던길을 되돌아 간다. 불친절한 이정표는 아무리 많아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마도 저기가 장원봉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맞는 것 같다.
깨재에 인접해 있는 장원체육시설지를 지나 지산유원지길로 접어든다.
지산유원지에 있는 안내지도도 안내가 너무 불친절해 보인다.
이건 불만이라기 보다는 아쉬움이다.
지산유원지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데 많이 한산해진 느낌이다.
산길로 갔어야 할 길을 몰라, 도로길을 한참을 걸어 장원삼거리에 있는 차를 향해 터덜거리며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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