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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햇살처럼 가족방/햇살이의 풍경첩

낙엽지는 무등산의 가을/111106

서까래 2011. 11. 9. 18:36

 

 

가을은 깊어가는 데 날씨는 여름과 가을의 경계를 서성거리고 있다.

베란다 창밖으로 바라다 보이는 대상공원에는 낙엽이 쌓여가고 있다.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던 큰딸도 돌아오고 모처럼 다섯 식구가 한데 모였건만

연로하신 부모님들이 병환중이시다 보니 함께 가을의 풍취를 즐길 마음의 여유를 찾기가 쉽지 않다.

마치 딸처럼 정성스럽게 아버님 병구완하느라 고생이 많은 고마운 아내가 잠시 짬을 내어

무등산 단풍이나 구경하고 오자해서 둘째와 셋이서 무등산 원효사로 향했다.

 

지난주엔 홀로 너덜길을 따라 중머리재까지 갔다가 토끼등을 거쳐 내려왔는데,

토끼등에서 원효사에 이르는 산책로의 단풍이 다소 이른 느낌이었는데,

이틀간 가을비가 내렸다고는 하나 단풍이 온전히 안 익은 상태로 절반쯤은 낙엽이 되어

물기를 머금어 뒹굴지도 못하고 바닥에 깔려있다.

불과 일주일새에 경치가 많이도 바뀌었다.

올해의 무등산 단풍은 가을의 풍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은 없지만 가을가뭄이 심했던 탓인지

예년에 비해서는 찬연한 빛이 덜해 다소의 아쉬움을 남긴다.

원효사에서 출발하여 지난주와 반대방향으로 토끼등을 거쳐 너덜길을 따라 내려오고 싶었으나

바람재를 지나니 돌아가야 할 시간인지라 오던 길로 발길을 돌린다.

아직은 단풍과 낙엽의 조화가 아름다우나 머잖아 모두 낙엽되어 가을바람을 벗삼아

땅바닥을 뒹굴다 봄을 위한 자양분으로 서서히 스러져 갈 것이다.

 

이제 우리도 서서히 슬픈 이별을 준비해야만 한다.

회자의 정리가 아니라도 만나고 헤어짐은 받아들여야만 할 운명임을 어찌하랴?

남아계시는 내내 부디 평안하시길 기원드릴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