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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햇살처럼 가족방/햇살이의 풍경첩

비오는 봄날의 첨단공원풍경120421

서까래 2012. 4. 21. 16:31

 

 'T.S 엘리어트의 황무지'중에서

 

4월은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 꽃을 피우며

추억에 욕망을 뒤섞으며

봄비로 잠든 뿌리를 일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우리를 따뜻하게 우리를 감싸 주었었다.

망각의 눈이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가냘픈 생명을 키웠다.

 

슈타른베르가제 호수를 넘어

여름은 소낙비를 몰고 갑자기 우리를 찾아 왔다. 

우리는 회랑에 머물렀다가

햇볕이 나자 호프가르텐 공원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한 시간 동안 이야기했다.

 (이하 생략)

 

 

 T.S 엘리어트는 왜 이 아름다운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설파했을까?

만물이 소생하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봄!

겨울동안의 인고의 고통을 이겨내고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경이로운 자연을 바라만 봐야하는 인간에게는 잔인할 수 밖에 없다지만,

생각도 없고, 재생이나 부활에 대한 개념이 없는

나같은 무지랭이에겐 그저 아름다운 4월일 뿐이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한갖 봄이면 소생하는 식물에 대해 열등감을 느낀다는 ,

아니면 식물보다도 신의 은총을 적게 받는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으나.....

어차피 인간은 한번 왔다 가는 것,

내가 느끼는 4월의 잔인함이라는 것은

아름다운 것들을 너무 빨리 소멸시켜버린다는 것이 아닐런지.

한눈 파는 사이에 너무나도 빨리 변해버린다.

신이시여!

부디 아름다운 것들은 오래 머물다 가게하소서!!!!

 

 

비가 제법 내리는 봄날 아침,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베란다 밖믜 공원풍경을 바라보며

우산을 챙겨들고 공원산책길에 나선다.

봄의 전령인 벚꽃과 목련, 산수유는 벌써 자취를 감추고,

철쭉류와 아그배, 라일락이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연두색으로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이 너무나 아름답다.

대상공원에는 철쭉과 더불어 아그배가 한창이고

비에 함초로이 젖어있는 라일락은 우중에도 향기를 발한다.

풀꽃들은 빗물의 무게가 힘겨워 잔뜩 움크렸다.

쌍암공원의 철쭉은 다음주쯤 절정을 이룰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