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한재골에 자리한 야외 찻집 하늘마루정원을 찾았다.
그러고 보니 작년 하절기에 오고 올해는 처음이니 이 곳을 찾은지도 꽤 오래된 것 같다.
하늘마루정원은 아름다운 주변 풍광만큼이나 차맛도 일품이어서 정말이지 찻값이 아깝지 않은 집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하얀 마가렛꽃을 비롯한 각종 화초가 주변에 쫙 깔려있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집의 봄 풍경이 아름답다는 얘기는 들었으나, 초여름의 풍경 또한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하늘마루정원은 집 주변이 잘 가꾸어져 있기도 하지만,
하늘마루라는 명성에 걸맞게 야외탁자에 앉아 둘러보는 주변 경관이 그야 말로 환상이다.
앞을 바라보면 한재골의 푸른계곡을 가로질러 저 멀리서 무등이 손짓하고,
좌측을 둘러보면 병풍산과 삼인산이 지척에서 미소짓고,
우측을 바라보면 한재골 계곡 너머에 병장산과 천봉이 반긴다.
가까운 천봉이 불태산을 가려 못 보는게 다소 아쉬우나 한자리에 앉아
광주주변의 명산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곳은 아마도 이 곳이 유일할 것이다.
오늘은 아쉽게도 흐릿한 안개가 무등을 가리고, 집안 풍경에 빠져 경황중에 주변 산세를 미처 담지 못했다.
이 곳의 홍차는 고급홍차의 풍미와 후덕한 주인장 사모님의 솜씨까지 가미되어
차맛을 잘 모르는 내가 느끼기에도 아주 특별하고 독특한 맛과 향을 선사한다.
집사람과 다소의 친분이 있는 주인장께서는 프랑스산 고급홍차를 처음으로 개봉하여 에머랄드빛이 감도는 고급찻잔에 내어 주신다.
이 집은 주로 프랑스와 영국산 홍차를 사용한다는데,
오늘 내어주신 홍차는 수입이 안되는 고급차라서 프랑스에 가는 지인에게 부탁해 구입해온 차란다.
차를 거의 무한 리필해 주시는 주인장께서는 차를 더 드실거냐고 물으시는데,
두 주전자까지는 염치가 없어 정중히 사양하고 바깥으로 나선다.
찻집 주인장부터 찻집 안팎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깔끔하고 맛있고 아름다워 어느 것 하나도 버릴게 없는 찻집인데,
사실은 진짜 머물며 살고 싶은 곳이다.
그리고 귀한 손님이 오면 차 한잔 대접하고 싶은 곳이 바로 이곳 하늘마루다.
찻집 우측으로 이삼십미터 내려가면 계곡이 있고, 정자도 지어 무료로 개방해 놓았다.
계곡도 한번 둘러보고 싶고, 오래 머물며 오감을 즐겁게 하고 싶지만, 하늘마루도 식후경이고 오후 일정을 위해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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