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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월출산 종주기/120616

서까래 2012. 6. 17. 16:47

국립공원중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작은  월출산이지만,

아름다움에 있어서는 두번째 가라면 서러워 운다는 월출산.

실수로 카메라 셔터를 잘못 눌러도 작품사진이 되는 산, 월출.

나에게는 유난히 아름다운 추억이 많이 서린 산이 월출산이다.

며칠전 친구녀석들이 토요일 저녁에 오랜만에 목포에서 만나 대포나 한잔씩 나누자는 연락이 왔다.

술마시러 가는 길이니 차를 가져갈수도 없고, 평생지기는 집에서 쉬겠단다.

그래서 이왕 버스로 갈바에는 일찍 출발해서 한번도 못해본 월출산 종주나 하고 목포로 가자고 마음 먹었다.

월출을 오른 건 일곱번 정도는 되는 것 같은데 도갑사에서 출발한게 한번 천황사에서 출발한게 한번,

그리고 나머지는  시원한 계곡을 따라 오르는 가장 수월한 코스인 경포대에서 출발해서

천황과 구정을 만나고 되돌아 가는 코스를 이용했었다.

한참동안 월출과 멀리 지내다가 작년 봄에 평생지기와 둘이 올랐고,

홀로 오른 건 오늘이 처음이다.

하지만 홀로 산행은 내가 하고 싶은 걸 내마음대로 할 수 있어 너무 자유스럽다.

10시간동안 월출과 함께한 오늘의 산행은 아마도 가장 행복한 산행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오늘은 저와 함께 천황사에서 구름다리와 천황봉 구정봉을 거쳐 도갑사로 넘어가는 월출산 종주를 경험해 보시지요!

마지막 뒤풀이(?)까지요.

 

산행코스 : 집출발(7시)-광주터미널(8시5분버스)-영암터미널 도착(9시 10분)-도보로 천황사로 이동(약3키로)-

천황사탐방센터-천황사-구름다리-사자봉-통천문-천황봉-구정봉--마애여래좌상-용암사지 -삼층석탑-구정봉-

갈대밭- 도갑사(종주코스:9.4키로미터, 용암사지 왕복구간: 약 1.2키로)-

군서면소재지 버스승강장까지 도보로 이동(약3키로-도착 오후 7시)

그리고 버스를 타고 목포 약속장소로 40여분 지각

 

오르기 전 약 800미터 지점에서 바라본 천황봉

 

오른쪽의 향로봉과 바로 옆의 구정봉

 

- 막내가 태어나기전인 20여년전에 천황봉에 오른 당시 다섯, 여섯살배기 딸래미들

 

- 출발하며 농협앞 화단에 심어 놓은 어성초도 한컷...  

 

 

** 영암버스터미널에서 천황사 가는 길

버스터미널에 내려 천황사표를 달라하니 한시간 후에 버스가 있단다.

불과 3키로미터 정도의 거리던데 기다릴 이유가 없고 예상했던터라 도보로 출발해 가는데,

기분이 어찌 상쾌한지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혼자 음악들으며 박수치고 어깨를 들썩거리며 걸었다.

다음에는 버스가 있어도 안타고 걸어 가야지! 

 

 

 

농가에 피어 있는 너무 예쁜 접시꽃들이 손짓해 아는체를 해준다.

 

 

 

 

 

 

- 월출을 바라보며 걷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다.

 

 

탑동마을에서 바라본 월출

 

 

 

 

- 천황탐방지원센터 입구

 

 

 

 

 

- 드디어 입산이다.

산행사진이 많기도 하고 중복된 풍경도 많으나 위치나 방향에 따라 느낌이 다르므로

산행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가능하면 삭제하지 않고 올린다.

천황봉을 한번 쳐다보고 등산로로 들어선다.

 

 

 

 

 

- 천황사지

 

 

 

 

-천황사에서 천황사까지의 등산로는 상당히 힘든 코스다.

20여년만에 올라보는 등산로는 숨을 턱턱 막히게 한다.

20여년전 어린 두딸을 데리고 가족끼리 이 길을 오르며 얼마나 노심초사했던지.

이렇게 험한줄 알았으면 당연히 이길로 오지 않았을텐데 60에서 70도에 이르는 철계단을 오르며

위험해서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내려올 일이 너무 암담했던 산행길....

그래도 무사히 천황봉에 올라 계단이 없는 등산로로 하산하면서

재미있는 얘기를 해주겠다며, "떡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는 동화를

책에 나온 그대로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줄줄외어 들려주던 다섯살짜리 둘째의

낭낭한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선하다.

좋은 추억이 많기에 힘겨워도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암벽등반

 

 

 

 

 

 

 

 

 

 

 

 

 

 

구름다리 아래엔 산딸나무가 꽃을 피웠다.

 

 

 

 

 

 

 

 

 

 

 

 

 

 

 

 

 

 

 

 

 

 

 

 

천황봉을 800여 미터 남겨 놓은 지점에서  땀도 식히고 짐도 덜기 위해 천황봉과 구정봉이 잘 조망되는 장소에 자리를 잡고 앉아

오이하나에 막걸리 한병을 비우고 천황의 모습을 담아 몇군데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천황봉

근경

 

향로봉과 구정봉

 

 

 

 

 

 

 

산딸나무꽃도 이제 서서히 길떠날 채비를 한다.

 

 

 

 

 

 

 

 

 

 

 

 

 

 

-통천문

 

 

 

계단을 내려가는데 젊은 친구가 한컷찍어주겠다기에 사양했더니

그래도 한판 찍으라고 강권해서 한컷한게 유일한 인증샷이다.

 

 

 

 

- 드디어 천황봉이다.

 

천황봉에서 바라본 주변 정경

 

 

 

 

 

 

 

 

 

- 천황봉에서 주위를 한바퀴 둘러보고 구정봉을 향해 내려간다.

 

 

 

 

 

 

 

 

 

 

 

 

 

 

 

 

 

 

 

 

 

 

 

 

 

 

 

 

 

 

 

 

구정봉이 점점 가까워 진다.

 

 

 

 

 

 

 

 

 

- 구정봉

 

 

 

 

- 경포대로 하산하는 삼거리

 

 

 

 

- 아름다운 경치에 취해 거닐다보니 구정봉은 코앞에 있는데 여태껏 식사하는 걸 깜빡했다.

시간은 세시가 되어가는데 하루 종일 먹은 게 막걸리 합병과 오이 하나 그리고 물 몇 모금이 전부다.

커피라도 마셔서 짐을 줄여야 했건만 그냥 낑낑대고 매고 다녔다.

월출산도 식후경이라 했건만.............

베틀굴을 지나 구정봉을 100미터 남겨 놓은 지점에서 김밥 두줄에 막걸리 2/3병으로 요기를 하고

커피 한잔을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구정봉에 오른다.

 

 

 

 

 

 

 

 

-눈을 들어 보니 베틀굴이 입을 벌리고 있다.

 

 

 

 

 

너무나 닮았다.

옹달샘에 고여있는 감로수를 한잔 떠마시려다 발길을 돌린다.

 

 

 

 

 

 

 

- 구정봉

 

 

-구정봉에서 바라보는 주변 풍경

 

- 가뭄때문에 아홉개의 샘(井)을 가진 구정봉의 샘들은 말라 있다.

 

구정봉에서 바라본 천황봉

 

-구정봉에서 바라본 향로봉-내가 아는 한 향로봉에 오르는 등산로는 없다.

 

 

 

 

 

 

 

 

 

- 구정봉을 내려와 잠시 고민에 빠진다.

시각을 보니 네시인데 도갑사로 바로 향해도 산길 4.2키로에 버스타는 곳까지 약3키로가 남았는데,

한번도 못가본 마애여래좌상을 혼자 왔을 때 꼭 가보고 싶다.

이 곳은 갔다가 되돌아 오는 곳이라 웬만해선 가보기가 싶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일단 가보기로 하고 방향을 잡았는데 그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들이 너무 좋아

하마터면 후회할 뻔 했다.

덕분에 모임에는 지각을 했지만...

 

 

 

 

 

 

 

 

 

 

 

 

 

 

- 용암사지에는 머위대가 점령해 밭을 이루고 있다.

 

샘터에는 물이 조금밖에 없다.

 

 

 

 

 

 

 

 

용암사지에서 나오면서 한컷 더

 

-삼층석탑

 

삼층석탑에서 마애여래좌상이 조망된다.

 

 

-이름 모를 꽃이 예뻐 한컷

 

 

 

 

 

 

다시 구정봉앞으로 돌아와 도갑사를 향한다

 

이제 천황봉과 구정봉을 뒤로 하고 도갑사로 간다

이제 산행객들은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도갑사까지 가는 동안 갈대밭 가는 길에 만난 젊은이 두명과 또 한 명만 만났다.

 

 

 

 

 

 

 

 

 

산딸나무꽃도 하얀건 가짜 꽃이라지.

 

 

 

 

 

-멀리 갈대밭이 보인다.

 

갈대밭 전경

 

저 멀리 도갑사 저수지가 보인다.

여기에서 나머지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커피 한잔을 곁들인다.

 

 

 

 

 

 

 

 

- 갈대밭에서 도갑사 가는 길은 인적은 하나도 없고 호젓한 산길에 온갖 새들이 노래한다.

물소리까지 곁들여 진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아쉽게도 계곡물은 목말라 있다.

너무나 여우롭게 산책을 즐기다가 도갑사를 2키로미터쯤 남겨둔 지점에서 시각을 보니

이런 된장!

여섯시를 향해 가고 있다.

다섯시나 됐을 거라 예상했건만 버스 차편도 모르면서 너무 여유를 부렸구나 싶어 발길을 재촉했다.

 

 

 

 

 

 

 

- 서둘러 가다보니 도갑사가 보인다.

얼마전에 평생지기와 들렸던터라 셔터만 몇번 누르고 발길을 옮긴다.

 

 

 

 

 

 

 

 

 

-혹시 도갑사 주변에 버스타는 곳이 있나 살펴봐도 아니올시다다.

서둘러 3키로 쯤 떨어진 군서면 소재지로 고고 씽이다.......

 

 

-군서면소재지 330년된 느티나무 군보호수앞 버스승강장에서 한참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목포 하당에서 하차해 택시를 타고 모임장소로 고

- 친구놈들이 아직 철이 없는 놈들이라 늙지도 않는다.

맛있는 안주는 즈그끼리 다먹고 나는 맛있는 병어회와 소주로 여독을 풀고

마지막으로 노래방까지 들렀다가 막버스를 타고 광주집으로 돌아왔다.